위기감이 감지되는 건 앞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내준 경험 때문이다. 한국은 중국의 저가공세에 2018년 전 세계 LCD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 등은 큰 적자로 수천명의 직원들을 내보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는 데자뷔를 우려한다. 수익성이 떨어진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신속히 주력 제품을 변경한 덕분에 한국은 현재 OLED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OLED 시장 점유율은 2016년(98.1%) 이후 지난해(82.8%)까지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렸다. 반면 중국의 OLED 점유율은 같은 기간 1.1%에서 16.6%로 껑충 뛰어 올랐다. LCD에 이어 OLED도 역전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급성장을 한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 BOE, CSOT, 비전옥스, 티엔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가 2012년~2020년 자국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은 5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자동차 등과 함께 한국을 먹여 살리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반도체나 배터리 산업 등 타 업계에 비해 유독 정부의 관심에서 소외됐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미래 먹거리 산업 신성장 전략’ 대상 사업에 디스플레이가 포함됐지만, 산업 전반에 대한 지원이 아닌 소부장의 자립화에 무게가 실려 있다.
한국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탈환하려면 보조금·세제 혜택 지원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