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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3심으로 직행한 ‘비약적 상고’…대법 “피고인 항소한 것으로 봐야”

1심서 3심으로 직행한 ‘비약적 상고’…대법 “피고인 항소한 것으로 봐야”

기사승인 2022. 05. 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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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불복한다며 2심 건너뛰고 대법원에 상고한 피고인
항소심 재판부, 판례 따라 '비약적 상고와 항소' 경합시 '항소 효력 없다' 판단
대법원 전원합의체, 기존 판례 뒤집어…"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고려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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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대법정에서 선고를 하고 있다. /제공=대법원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도 2심 법원에 항소장을 내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뒤, 검사의 항소로 2심이 열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도 항소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강도·폭행·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환송했다.

A씨는 2020년 9월 주점에서 60대 여성을 폭행하고 소란을 피워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노상에서 다른 60대 여성을 현금 1만7000원이 든 가방을 빼앗은 혐의도 받았다.

이 사건을 다룬 1심은 A씨가 실형 선고를 받고 복역한 지 3년이 안된 시점에서 범행을 한 점을 들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 명령을 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과도하다며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비약적 상고’를 냈다. 비약적 상고는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 판단을 구하지 않은채 곧바로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상소의 일종이다.

하지만 A씨가 비약적 상고를 한 다음날 검사는 항소를 제기했고, 2심 재판부는 비약적 상고가 효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항소장을 내지 않은 A씨의 양형 부당 주장을 심리하지 않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종전 대법원 판례는 이 경우처럼 피고인의 비약적 상고와 검사의 항소가 경합하면 비약적 상고에 항소 효력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상고의 효력을 잃게 되는 비약적 상고에 항소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쟁점으로 다뤘다. 하지만 전원합의체는 종전 판례를 뒤집고 A씨의 상고에 항소 효력이 있다고 봤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피고인의 비약적 상고가 항소기간 준수 등 항소로서의 적법요건을 모두 갖췄고 비약적 상고에 상고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은 때도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다툴 의사가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항소 효력이 있다고 봤다.

다수 의견 대법관들은 “형사소송법 373조 적용으로 상고 효력을 잃은 피고인의 비약적 상고에 항소로서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해 명문 규정을 두지 않아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인 재판청구권을 보장할 수 있는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이 필요하다”며 “피고인의 비약적 상고와 검사의 항소가 경합한 경우 피고인의 비약적 상고에 항소로서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고려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범위 내의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철상·노태악 대법관은 ‘형사절차 규정에 대한 문언해석의 중요성과 소송절차사 안정’을, 민유숙 대법관은 ‘비약적 상고와 항소에 있어 피고인의 의사가 서로 구분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종전 대법원 판례가 타당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종래의 판례를 변경함으로써 비약적 상고를 제기한 피고인의 상소심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고 하급심 판결의 위법사유를 시정할 수 있는 소송당사자의 절차적 권리가 보다 확대됐다 데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 372조에 따라 1심 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대해 법령을 적용하지 않거나 법령의 적용에 착오가 있을 때, 또는 1심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이나 사면이 있는 때에 비약적 상고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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