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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이란 수주간 지상 작전 준비”...실전 준비와 협상 압박 ‘이중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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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29. 14:49

WP "미 특수부대·보병 결합된 기습 작전 워게임 완료… 즉흥적 계획 아니다"
최대 1만7000명 집결·부시 항모전단 추가 투입…군사 압박 수위 최고조
이란 '강 대 강' 맞대응 속 후티 반군 공식 참전
이란 희생자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진 이란 어린이들의 사진이 28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광장에 전시돼 있다./로이터·연합
미군이 해병대와 공수부대 병력을 중동으로 추가 전개하는 가운데, 미국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주간 지속 가능한 제한적 지상 작전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을 통한 조기 종전을 우선시한다는 공식 입장과 달리, 실제 군사 옵션은 해안 기습과 전략 거점 점령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군이 전면 침공이 아닌 특수부대와 일반 보병이 결합된 형태의 기습적 지상 작전을 준비해왔다고 보도했다. 검토 대상에는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 지역에 대한 기습을 통해 상선과 군함을 위협하는 무기 체계를 탐지·파괴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백악관은 "군 통수권자에게 최대한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라며 실제 투입 결정과는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상전 검토는 실전 준비이면서 동시에 협상장에서 활용할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하르그섬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 PBS가 2월 22일(현지시간) 찍은 이란 하르그섬./AFP·연합
◇ WP "미군, 지상 작전 준비...전면전 아닌 '핀포인트' 기습전 구상"

미군 내부 구상은 이란 전역 점령이 아니라 제한된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는 단기 작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 관리들은 해당 계획이 이미 워게임을 통해 검토된 사안이며 "즉흥적 계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작전 기간을 두고는 "수개월이 아닌 수주"라는 평가와 "수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는 작전 목표와 이란의 대응 수준에 따라 충돌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점령보다 병력 보호가 난제... '지렛대' 분석 무게

다만 군사 전문가들과 전·현직 관리들은 지상작전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점령 이후 방어'를 지목한다. 하르그섬과 같은 전략 거점은 점령 자체보다 이후 병력 유지가 훨씬 어렵고,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실제 투입보다 "점령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전날 "지상군 없이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군사 옵션 확대와 외교적 해법을 병행하는 '이중 트랙' 전략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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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알리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벌클리(DDG 84)호가 2월 28일(현지시간)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서 이란을 향해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TLAM)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으로 미군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사진./EPA·연합
◇ 미 해병·공수부대에 기갑까지…최대 1만7000명 이란 앞 집결

현장에서는 이미 대규모 병력 이동이 진행 중이다.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에는 약 2000명의 31해병원정대(MEU)가 탑승해 중동에 도착했으며, 이를 포함한 트리폴리 상륙준비단 전체 전력은 해군·해병대 약 3500명 규모로 구성된다.

여기에 해병대 약 5000명과 제82공수사단 병력 약 2000명이 추가 배치되고 있으며, 보병·기갑 전력 1만명 증파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최대 1만7000명 이상의 지상전 투입 가능 전력이 이란 인근에 집결하는 구도다.

항모 전력도 재편 중이다. 제럴드 R. 포드함이 화재 이후 수리를 위해 전장에서 이탈한 가운데, 미군은 조지 H. W. 부시 항모전단과 상륙전단 등 추가 전력을 투입해 공백을 보완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신화·연합
◇ 사우디 기지 공습에 후티 참전까지…전선, 홍해로 확산

이란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전날 사우디 프린스술탄 공군기지 공격에서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이 동원돼 미군 10여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개전 이후 미군 부상자는 300명을 넘고 전사자는 13명에 달한다.

이란은 이날 걸프 해역에서 미군 상륙정 공격을 주장하는 한편, 쿠웨이트 공항·UAE 산업시설·오만 항구 등 동맹국 인프라까지 타격 범위를 넓혔다.

여기에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이날 이스라엘을 겨냥한 공격과 함께 공식 참전을 선언하면서 전선은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과 함께 '이중 병목'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협상 시한 연장에도 불신 깊어... 돌파구는 미궁 속

외교 채널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너지 시설 공격 시한을 연장하며 협상 여지를 남겼고,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는 회담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키스탄·사우디·튀르키예·이집트 등이 중재에 나서며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종전안을 "비현실적"이라며 거부하고 △전쟁 중단 △피해 배상 △호르무즈 주권 인정 등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 압박과 외교 메시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상호 불신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결국 현재의 미군 지상작전 검토는 협상용 압박 수단이자 실제 군사 옵션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동시에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두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전쟁이 한 단계 더 위험한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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