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의 제품 설계 임의 변경 영향
美·中 갈등 상황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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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시나 파이낸스’ 등 중국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애플은 BOE와 약 5000만 위안(100억원) 규모의 아이폰14용 6.1인치 OLED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상으로 BOE는 오는 6월부터 애플에 5000만장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도 애플은 BOE의 패널 양산 승인 요청에 대해 확답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BOE로부터 2020년 아이폰12 수리(리퍼브) 제품을 위한 OLED를 제한적으로 공급받았다. 지난해에는 아이폰13 일반 모델의 올해 생산 물량에 들어갈 패널 일부를 조달받았다. 하지만 BOE가 제조 난이도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아이폰13용 OLED 박막트랜지스터(TFT) 회로선폭을 임의 변경한 것이 올해 초 발각되면서 애플과 BOE 사이에 냉기가 흘렀다. 애플은 BOE의 사과에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BOE의 올해 애플에 공급하는 OLED 패널 물량이 ‘제로’(0)에 가까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OE가 지난 2월부터 DDI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플과 약속한 아이폰14용 공급 물량 5000만대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이 패널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 BOE와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다고 디스플레이 업계는 내다봤다. 이 경우 애플이 BOE에 선발주했던 OLED 물량 3000만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맡을 확률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 OLED 패널 각각 73%와 27%를 납품한 애플의 주요 공급사이기 때문이다.
BOE가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라는 점에서 이번 애플의 행보는 ‘탈(脫) 중국’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애플은 중국의 고강도 도시봉쇄 정책·전력난이 초래하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기 제조허브를 인도, 베트남으로 삼고 핵신 생산 거점을 옮기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양국의 갈등 상황을 반영한 행보라고 해석한다. 최근 바이든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으로 미국이 경제·기술 안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점을 고려해 애플이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의 OLED 공급망에서 BOE를 아예 배제할 것 같진 않다”며 “애플 제품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조립되는 만큼, BOE의 아이폰 OLED 납품량을 줄이는 형태로 사태를 수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