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성공률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일 수 있어
국민銀 "빅테크 플랫폼 수준의 자동화 프로세스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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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우리은행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용해 마케팅 정교화에 나섰다. 최근 7년 새 비대면 상품 판매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나자 빅테크 플랫폼 기업 수준으로 마케팅 성공률(마케팅 결과 상품 가입이 이뤄지는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데이터 마케팅 자동화 프로세스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2020년 차세대 전산 ‘더 케이(The K) 프로젝트’로 구축한 마케팅 허브의 고도화에 초점을 둔다. 현행 허브에선 마케터 인력이 기획부터 콘텐츠 제작, 모니터링 등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비대면 마케팅 확대로 인력 증대가 불가피해졌고, 인력 운영 효율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AI 추천을 통한 맞춤형 오퍼링(Offering) 시스템을 마련하고, 성과분석 자동화·리타깃팅 등으로 모니터링을 정교화할 방침이다. 마케터가 ‘마케팅 계획’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단 얘기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달 타깃팅 시스템 ‘원(WON)맵시’를 구축했다. 마찬가지로 마케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AI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 금융거래 특성을 파악하고, 고객 수요 등에 대한 빅데이터 시뮬레이션으로 마케팅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은행이 신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최근 들어 비대면 상품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번 작업의 배경을 설명하며 이례적으로 상품별 비대면 판매 통계를 밝혔다. 적금의 비대면 판매 비중은 2015년 50.3%에서 지난해 72.3%로, 펀드는 28.4%에서 84.3%로, 대출은 4.3%에서 19.2%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실적 발표부터 해당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적금의 비대면 판매 비중은 2019년 80.7%에서 지난해 88.4%로, 펀드는 61.8%에서 82.8%로, 신용대출은 28.8%에서 67.3%로 급증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작업으로 마케팅 성공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은행권 최초로 AI 상품 추천 개인화 마케팅을 시험했는데, 그 결과 상담 즉시 가입 고객이 4배 이상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성공률이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약 2만개의 마케팅이 시스템 과부하 없이 동시에 실행되는 대규모 프로세스를 계획 중”이라며 “빅테크 플랫폼 수준의 자동화 마케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