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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전쟁·혼돈·불확실성” 언급에 삼성 사장단 새벽부터 머리 맞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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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06. 20. 15:30

삼성 6년만에 사장단 회의 개최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 참석
공급망·高유가 리스크 및 대책 논의
한종희 경계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왼쪽부터)/사진=삼성
삼성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새벽부터 머리를 맞댔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이 촉발한 인플레이션에 대응책을 찾기 위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박12일의 유럽출장을 마치고 “시장의 여러 혼돈과 불확실성이 많다”고 언급하자 경영진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20일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삼성의 사장단 회의 개최는 2017년 2월 이후 6년 여만이다.

이번 회의는 전날 갑자기 결정돼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3시까지 7시간30분 간 진행됐다. 사장단 대부분은 7시를 전후로 도착해 회의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안건은 글로벌 시장 현황과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 점검, 전략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공유다. 회의에는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최고위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삼성 관계자는 “당장은 실적이 좋지만 다가올 하반기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회의가 소집됐다”고 전했다.

삼성은 삼성전자(부품·완제품)를 중심으로 삼성SDI(배터리, 화학소재), 삼성전기(전자부품), 삼성디스플레이(패널), 삼성SDS(IT서비스·물류)가 수직 계열화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의 부품과 배터리가 탑재된다. 완성된 스마트폰은 삼성SDS의 물류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로 배송된다. 삼성전자는 관계사로부터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받고, 관계사는 세계 1위 제조사를 고객으로 두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소비시장 위축으로 삼성전자의 완제품 판매가 줄면 부품사들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삼성 사장단이 예정에 없던 회의를 열 정도로 시장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세계 1위 품목인 스마트폰·TV 시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3500만대 줄어든 13억5700만대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출하량을 당초 2억9500만대에서 2억8000만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TV 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세계 TV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200만대 감소한 2억1164만대로 예상했다. 고유가 수혜를 받은 일부 중동 산유국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TV 판매량이 대부분 감소한 상황이다. 한종희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최근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 유럽출장 마치고 귀국<YONHAP NO-2189>
유럽 출장길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
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 부품 사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중국 서버 고객사들의 ‘주문 축소’(오더컷)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가 출시될 때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회의에서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최근 언급한 기술과 우수 인재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지속하며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 힘을 쏟자”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유럽출장 귀국길에 “시장의 여러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데려오고 조직이 그런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21~23일 수원 본사에서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글로벌 전략 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오는 27~29일 회의를 연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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