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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바이오, CP-COV03 13주 장기투약실험 돌입

현대바이오, CP-COV03 13주 장기투약실험 돌입

기사승인 2022. 08. 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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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코비드 치료에 적합한 유일한 '후보약물'
내성·변이 무관 기전…뛰어난 안전성 자신감
HPV·뎅기열·진드기바이러스 등에 적용 가능
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가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로 개발한 'CP-COV03'의 용도 확대를 위한 '약물재창출(drug repositioning)'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약물재창출은 특정 질환 치료제로 승인됐거나 개발 중인 약물을 새로운 질환 치료제로 용도를 바꾸는 것으로,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현대바이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롱코비드, 자궁경부암 등 적응증을 여러 바이러스 질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동물실험에서 부작용이 확인되지 않는 등 내성과 변이에 무관한 기전과 뛰어난 안전성이 확인된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서도 현대바이오의 기술력만큼은 인정하고 있어서 장기투약실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바이오는 약물재창출을 위한 '제1차 카드'로 니클로사마이드가 주성분인 CP-COV03의 장기투약실험을 꺼내 들었다. 여기에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비교해 CP-COV03의 뛰어난 안전성과 광범위한 효능을 발휘하는 기전(메커니즘)에 대한 회사의 강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6월 중순께 CP-COV03의 적응증을 코로나19 이외 여러 바이러스 질환으로 확대하기 위해 비임상 전문기관인 디티앤씨알오를 시험기관으로 선정, 13주 간 장기투약 독성시험에 돌입했다. CP-COV03의 적응증 확대 우선 대상으로는 롱코비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원숭이두창(monkeypox)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장기적 타겟에는 뎅기열, 진드기 바이러스, 에이즈 등도 포함돼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CP-COV03는 이번 장기투약 실험에 앞서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이어진 예비실험에서 동물에게 매일 900mg/kg을 한달 동안 투약한 결과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아 13주 독성시험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900mg/kg은 체중 60kg의 사람에는 54g에 해당하는 양으로, 종별 체표면적의 차이인 1/6배를 적용하면 사람에게는 하루에 9g을 투여해도 독성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CP-COV03의 코로나19 임상2상에서 환자에게 투약되는 하루치 저용량(900mg)의 10배, 고용량(1,350mg)의 6.7배에 달한다.

제약바이오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로 확산 추세인 원숭이두창을 비롯해 대상포진·헤르페스 등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는 7일간 투약이 이뤄진다. 코로나19용 주요 항바이러스제는 5일 간 투약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의 체내 잔존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롱코비드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롱코비드 증상 환자 60%의 혈액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외피를 이루는 돌기 모양의 세포 침투용 스파이크 단백질이 코로나19 감염 후 최장 12개월이 지난 시기까지 검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확진 후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다양한 증상을 롱코비드라 정의하고, 전체 확진자의 10~30%가 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CP-COV03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면 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를 촉진해 세포가 바이러스를 제거하도록 유도하는 세포 표적 메커니즘을 기전으로 한다. 투약후 증상 개선이 빠르고 체내 잔존 바이러스에도 약효를 미쳐 롱코비드에 적합한 유일한 약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존 코로나19용 항바이러스러스제는 투약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증상 개선이 이뤄진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특정 바이러스를 표적하는 기존 항바이러스제는 장기투약하면 바이러스에 약물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동일 약물의 투약 횟수와 기간이 엄격히 제한된다"며 "바이러스의 숙주인 세포를 표적하는 CP-COV03는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바이러스의 약물 내성과 변이에 자유롭기 때문에 롱코비드 치료에 가장 적합한 약물"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이어 "장기투약 실험을 마치면 CP-COV03 용도는 코로나19 치료제(브랜드명 제프티)에서 더 나아가 롱코비드, 원숭이두창, HPV 치료제 등으로 더욱 쉽게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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