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승려 "쌍방폭행" 주장…경찰 "조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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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불교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조계종 노조 기획홍보부장이 승려들로부터 폭행당했다.
조계종 노조원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이날 검은 선글라스를 쓴 승려 A씨는 박 부장의 머리를 바닥으로 찍어 내리고 머리와 얼굴을 누른 채 바닥으로 질질 끌고 가다가 경찰 여러 명의 제지를 받고서야 물러났다.
또 A씨와 함께 승복 차림의 또 다른 남성들은 박 부장에게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뿌린 것으로도 파악됐다.
박 부장은 지난 7월부터 일요일마다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원장의 선거개입 중단을 촉구하는 1인 시위 중이었다. 이날도 박 부장이 1인 시위를 시작하려고 하자, 승려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제지하며 폭행을 가한 것이다.
앞서 박 부장은 지난 2021년 11월 자승 전 원장 등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해임됐다. 이에 박 부장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구제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조계종의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며 박 부장의 손을 들어줬다. 조계종은 해당 결정에 반발해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자신도 폭행당했다며 '쌍방 폭행'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장은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추후 박 부장과 A씨를 차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9∼11일 있었던 조계종 차기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종단 교육원장을 지낸 진우스님이 단독 입후보했다. 진우스님은 단독 입후보 시 투표 절차 없이 당선인으로 결정하는 종단 선거법 규정에 따라 차기 총무원장 자리를 확정지은 상태다.
그러나 조계종 안팎에서 단일 후보 합의 추대 등 선거 과정에 종단 막후 실세로 불리는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