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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스님’ 사진집 관조(觀照) 출간...다비·수계 등 생생한 기록

‘사진가 스님’ 사진집 관조(觀照) 출간...다비·수계 등 생생한 기록

기사승인 2022. 10. 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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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觀照)스님 유작, 상좌인 승원스님 추려
"관조스님의 작품 활동은 수행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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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觀照)스님의 상좌(上佐·제자) 승원스님이 스승이 남긴 유작을 추려 만든 사진집을 펼쳐서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집의 이름도 '관조'다./사진=황의중 기자
'사진가 스님' 관조스님이 남긴 사진 중 엄선된 것으로 추려진 유작(遺作)이 나왔다. 사진집 이름은 스님 법호와 같은 '관조(觀照)'로 사실상 스님의 사리라고 할 수 있다.

11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관조당(觀照堂) 성국(性國)스님의 상좌(上佐·제자) 승원스님은 "스승님에게 사진은 취미나 예술행위가 아닌 수행이었다"며 "폐사지나 사찰 등을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찍은 건 불교문화재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도록 한 원력이었다"고 강조했다.

승원스님은 전 조계종 기획실장을 지냈으며 현재 가평 백련사 주지를 맡고 있다. 그는 올해 관조스님의 16주기를 맞아 1975년부터 30년 동안 찍었던 사진 278점을 담은 사진집 '관조'(觀照·불광출판사)를 출간했다.

승원스님은 관조스님이 젊은 나이에 해인사 강주((講主·절 안의 경전 강사)를 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스님으로, 학인 스님들의 질문에 즉각 답해주는 분이었다고 기억했다. 단순히 경전이나 참선 실력이 없어서 사진에 전념한 분이 아닌 자기 수행에 철저하면서도 사진이란 도구를 포교의 방편으로 적극 활용했던 분이란 뜻이다. 관조스님의 '사진 수행'은 당시 절집 풍토에서 '튀는' 행동이었다.

승원스님은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러나 스님이니까 다비식에서 절하는 제자들의 모습이나 수계식에서 머리를 깎는 모습 등 생생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서 "성철·경봉·지효스님 같은 고승들도 관조스님이니까 사진 모델로 많이 참여해주신 것"이라고 회상했다.

또한 스님은 "스승님은 강릉의 폐사지인 굴산사지를 보면서 '호법신장이 정말 있다며 이대로 둘까, 이런 불교의 상황을 알려야 우리도 자각하고 달라지지 않겠냐'고 하셨다"며 "지금와서 보면 스승님의 판단이 옳았다. 제일 기쁜 건 지금 다른 절에서 관조스님이 찍은 옛 절 사진을 보여달라고 할 때다. 절을 증축하고 복원하려고 해도 참조할 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문의가 온다"고 설명했다.

한편 1943년 경북 청도에 태어난 관조스님은 17세 때 부산 범어사에서 지효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5년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수계했다. 1971년에는 해인사 승가대학 강주로 취임해 후학을 지도했다. 이후 그는 어떤 직책도 맡지 않았고 2006년 간암으로 열반하실 때까지 대부분을 사진 촬영에 전념했다. 1980년부터 '열반' '자연' '생, 멸, 그리고 윤회' 등 20여 권의 사진집을 냈고, 전시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사진집 '사찰, 꽃살문'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아름다운 책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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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범어사 수계식을 위해 스님이 수계자의 머리를 깎는 모습을 찍은 사진. 관조스님은 스님이었기에 절집 안의 내밀한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이번에 출간된 사진집 관조에 수록됐다./제공=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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