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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PO 순위 지각변동…신한 ‘2위’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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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희 기자

승인 : 2022. 11. 20. 18:03

KB, 공모총액 13조 '독주 체제'
신한, 중소형주 선전에 6단계 ↑
미래·한투·NH 등 전통 강자 부진
"내년에도 순위 변동 치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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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증권사들의 IPO(기업공개) 주관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신흥 강호의 선전에 덩치 큰 전통 강자들의 순위가 떨어졌다. 증시 침체로 '대어'가 자취를 감춘 가운데 수급 부담이 작은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이다. KB증권의 독주 속에 신한투자증권이 2위로 올라섰고, 기존 '빅3(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증권)'의 순위는 뒤로 밀려났다.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상장 주관사들의 순위 각축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11월 현재) 국내 증권사 가운데 IPO 주관 실적 순위(공모총액 기준) 1위는 KB증권이다. 상장을 주관한 기업 수(이하 공동 대표 포함)는 8곳이며, 공모총액은 13조4479억원이다.

KB증권은 연초부터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굳혔다. 지난 1월 공모총액만 12조7500억원인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주관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의 주관 실적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이 94.8%를 차지한다. KB증권은 작년엔 5위를 기록했다.

2위 자리는 신한투자증권이 꿰찼다. 5개 기업의 상장 주관을 맡아 총 6021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8위에서 6계단이나 위로 올라갔다. 올해 선두권 밖으로 밀려난 하나증권(674억원)을 제외하면 작년 7위였다.

신한투자증권의 약진은 올해 IPO 시장이 중소형 공모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서다. 증시 침체로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면서 중소형주들이 선전했다. 몸값이 적어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상장 직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큰 대형 공모주보다 리스크가 작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관한 대성하이텍, 퓨런티어, 위니아에이드, 더블유씨피, 세아메카닉스 등 모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 이익을 내고 있거나 낼 예정이면서 공모 규모가 적고 상장 직후 유통주식 수 비중이 크지 않은 기업들 위주로 수요예측에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IPO 전통 강자들은 체면을 구겼다. 지난해 1·2위였던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3·4위로 내려앉았다. 양 사의 공모총액은 각각 5532억원(15건), 4158억원(13건)이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작년 3위에서 7위까지 밀려났다. 중소형사인 대신증권(9건·3413억원)이 6위로 NH투자증권을 앞섰다. NH투자증권은 8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고 공모총액은 3219억원이다. 삼성증권의 순위는 지난해 4위에서 5위(7건·3845억원)로 바뀌었다.

NH투자증권은 시장 한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IB 명가'로서 조 단위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주관을 따냈지만 시장 위축 탓에 IPO를 연기하거나 철회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자연스레 주관 순위도 하락했다. 올 상반기 NH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SK쉴더스와 원스토어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등이 공모를 철회했고 최근엔 케이뱅크가 기업공개 일정을 연기했다. 또 교보생명과 컬리 등 NH투자증권이 상장을 맡은 기업들의 연내 상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다음 달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공모 규모 378억~467억원)와 바이오노트(2340억~2860억원) 등 2건의 실적이 반영되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증권사들의 주관 순위 바뀜은 내년에도 활발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투심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KB증권을 제외하면 2위와 7위간 공모총액 차는 약 2800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상장 주관 건수 5건 가운데 더블유씨피(4320억원) 1건으로 대형사들을 제친 점을 감안하면 주관 실적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유진형 연구원은 "최근 IPO 시장 부진의 주 원인은 인플레이션 위험 확대와 금리 상승 등 매크로 변수"라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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