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도 새 수장 선임 및 조직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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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백화점은 최근 연말인사에서 조직개편을 일부 단행해 해외 럭셔리 사업부 내 '해외MD(상품) 전략' 조직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MD전략은 현대백화점의 럭셔리 MD 전략 수립 및 특화 콘텐츠 전개 등 명품 마케팅 차별화를 위한 전략 수립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직은 한마디로 명품 브랜드의 판매 전략을 짜는 '두뇌'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기존 럭셔리 MD에 집중할지, 신규 브랜드를 들여올지 등의 동향 점검 및 방향 수립 등의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전국 16개 점포에 브랜드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지난해에는 판교점에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가 입점했고, 더현대서울에는 디올이 들어오면서 유력 브랜드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이에 지난해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22.4% 급증했다.
현대백화점 외에도 올해 유통업계에서는 수장 자리를 바꾸거나 조직을 재정비하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5일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안을 공지했다. 백화점 내 2개로 구분됐던 MD 본부를 하나로 합치고, 이효완 전무가 본부장을 맡았다. 이 전무는 정준호 대표가 영입한 인물로, '지방시' '펜디' '샤넬' 등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 출신이다. 패션 부문도 기존 남성, 여성, 키즈 등을 하나로 통합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조형주 상무가 맡았다.
또한 프리미엄 아울렛 의왕 타임빌라스를 맡았던 김상우 상무는 강남 1위를 노리는 잠실점의 점장으로 이동하고, 김종환 HR부문장이 서울 본점장을 맡았다.
이 외 푸드 부문도 프레시 부문과 F&B를 합쳐 운영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6일 대표 자리에 '구찌' '버버리'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 출신의 윌리엄 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대표는 2012년 파산 위기의 올 세인츠를 맡아 1년 만에 흑자 전환 시킨 성과를 낸 바 있으며, 2019년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갤럭시 마케팅을 총괄한 이력도 있다. 김 대표는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의 디지털 인텔리전스 총괄도 겸직한다.
기존 이길한 대표는 백화점 부문의 미래혁신추진단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신세계인터에서 신사업 및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부문에 적극 투자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통업계의 조직정비 및 인사가 명품과 유독 연관있는 이유는 그동안 백화점의 성장에 기여했던 럭셔리 부문의 전략이 소비침체 현상에서 더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명품 시장은 소비침체에도 꾸준한 수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몰럭셔리'나 '신(新) 명품'에 대한 새로운 유행을 선도해야 승산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럭셔리 제품, 생필품 등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 양극화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명품은 가파른 성장은 아니더라도 수요가 계속될 것이고, 관련 업체들은 신 명품 브랜드 발굴과 젊은 소비자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