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장] 네이버 사옥 빛 반사 피해자들 “13년째 눈 찌르는 고통 지속”

[현장] 네이버 사옥 빛 반사 피해자들 “13년째 눈 찌르는 고통 지속”

기사승인 2023. 01. 26.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네이버, 빛 반사 소송 중 제2 사옥 건설···"피해 시간 증가"
시각장애 기준치 최고 2만9200배 수준
반사광 차단 시설 설치 않고 방치
네이버, 대법원 판결 불구 '1년 감정 더 하자'
2사옥 오전 빛 반사 20221218 9시5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 인근 아파트 입주민 안방에서 찍은 네이버 제2 사옥의 빛 반사 모습./사진=피해 주민 제공
"네이버 외벽 유리에 반사된 태양 빛이 눈을 찌르는 고통을 13년째 겪고 있어요. 한 분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빛 반사 고통을 호소하다 돌아가셨어요."

25일 기자를 만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네이버 사옥 인근 거주 아파트 주민들의 호소다. 주민들은 10년 넘게 지속된 빛 반사로 인해 초등학생 자녀가 대학까지 졸업한 긴 시간 동안 고통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빛 반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네이버가 지난해 제2 사옥을 준공한 후 피해 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밝혔다.

주민 73명은 2011년 외벽 전체가 통유리로 된 네이버 사옥(그린팩토리)으로 인한 빛 반사 피해를 호소하며 손해배상 및 방지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이 지난해 6월 '커튼 월'(curtain wall·투명유리 혹은 반사유리를 사용한 빌딩 외벽 마감) 방식의 네이버 사옥 반사광에 대한 손해배상과 방지 청구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반사광 차단 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방치해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재판부는 당시 "아파트 일부 동의 거실 또는 침실에 태양반사광의 영향을 받는 기간이 연중 7~9개월, 하루 1~3시간으로 유입 장소와 시간이 상당하다"며 "반사광의 강도 역시 빛 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기준치 ㎡당 2만5000cd(빛의 밝기)보다 440~2만9200배 높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 사옥에서 약 60m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들은 하루 6시간 이상 빛 반사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 A씨는 "여름철에는 오전 6시부터 반사된 빛이 쏟아져 들어와 눈을 뜰 수가 없다"며 "무의식적으로 반사된 빛을 쳐다보면 시력을 잃은 것처럼 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이 나타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다른 주민들도 반사된 빛을 쳐다봤을 때 눈앞이 잠시 깜깜해지는 현상을 겪고 있다. B씨는 "고개를 돌리다가 나도 모르게 반사된 빛을 보면 눈의 통증과 함께 앞이 잘 안 보이게 된다"며 "반사된 빛을 피하려고 방과 거실에 두꺼운 암막 커튼을 치고 침대·소파·식탁 위치를 다 바꿨다"면서 "너무 우울하고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1심 당시 진행한 감정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에 반사된 빛의 밝기는 해당 아파트 A·D동의 경우 4500만~7억3000만cd/㎡였다.

특히 주민들은 피해가 최근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지난해 구사옥 바로 옆에 28층짜리 제2 사옥(1784)을 새로 준공하면서 태양 빛이 구사옥을 비치고 지나간 후에도 제2 사옥에서 다시 반사돼 피해 시간이 늘었다.

A씨는 "D동의 경우 구사옥만 있었을 때는 하루 2~3시간 피해가 있었지만 제2 사옥을 짓고 난 후 오전 4시간 이상, 오후 2시간으로 빛 반사 시간이 늘어 스트레스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전면이 창 유리로 지어진 네이버 사옥에 햇빛이 비치면 사옥의 상당 부분이 아파트 창문에 반사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제2 사옥까지 지어 피해를 확대한 네이버가 원망스럽다고 했다.

소송을 이끌고 있는 주민 C 씨는 "빛 반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재판이 진행 중인 와중에 네이버가 보란 듯이 바로 옆에 통유리로 된 제2 사옥을 세웠다"며 "주민 고통을 무시하는 네이버의 태도가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재판이 13년째 이어지면서 빛 반사에 따른 스트레스로 암에 걸렸다고 1심 재판부에 호소했던 주민 한 명이 결국 몇 년 전 사망하기도 했다. C 씨는 "(사망자는) 돌아가실 때까지 빛 반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1년 가까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최근 네이버가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감정 신청'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미 1심 당시 주민 요구로 전문가 감정이 실시됐지만 한 번 더 해 보자는 것이다.

이에 C 씨는 "네이버가 빛 반사 피해를 한 번 더 측정해보자며 사계절 동안 감정하자고 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사를 가거나 사망자가 생기는 데 시간을 끌어 주민들을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사옥 반사광 피해 방지처리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해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이기에 결과가 나와야 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1사옥 빛 반사 201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인근 아파트 주민이 안방에서 찍은 네이버 구사옥(그린팩토리)의 빛 반사 모습./사진=피해 주민 제공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