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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이른감 있는 고강도 부동산 지원 정책

[장용동 칼럼] 이른감 있는 고강도 부동산 지원 정책

기사승인 2023. 01.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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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대기자1
집값 내림세가 주춤하며 다소 쉬어가는 모양새다.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의 주택매매가격 지수 동향을 보면 지난해 7월 104.8로 정점을 찍은 후 12월에 99.7까지 급격히 내려앉았으나 새해 들어 주간 단위 하락 폭이 둔화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1월 첫 주 아파트값이 0.67% 내려 전주 하락률 0.74%보다 낮아졌다. 이는 하락 이후 39주 만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의 거래 현장에서는 수억 원대가 떨어진 아파트 매물에 입질이 생겨나면서 매물 회수 등 공급자 중심의 거래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는 정부가 패키지 규제 완화책인 '1·3 부동산 대책'이 강하게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비롯해 대출 및 세제 규제 완화 등 대대적인 시장 안정 대책을 사전 예고하고 실제로 발표되면서 시장에 불씨를 제공한 결과다. 아울러 추가 대책에 대한 기대심리와 인플레 상황 등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탓이라 할 수 있다. 애초 급락의 최대 요인인 고금리 와 경기 침체가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런데 허우적대던 주택시장의 기사 회생은 아직 언감생심일 뿐이다. 굴곡은 있을 것이나 추가 하락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하다.

물론 정부가 주택시장을 떠받치는 것은 일정 부분 이해가 간다. 글로벌 고금리 추세에 극심한 인플레이션, 물가 불안과 공급망 붕괴, 수출 드라이브 정책의 심각한 타격 등의 험로 속에서 부동산마저 경착륙될 때 금융 부실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미칠 게 분명하다. 선제 대책을 수립,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야말로 당면한 중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내수 규모가 적은 냄비 성격의 우리 경제 규모의 한계와 자산 규모가 적고 부동산에 집중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연착륙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한발 더 나아가 고려해야 할 게 있다. 우리의 비싼 집값 문제다.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랭킹 3위로 집값이 높다는 글로벌 조사기관의 통계를 예외로 치더라도 소득 대비적(PIR)으로 보더라도 우리의 집값이 너무 비싸게 사실 아닌가. 또 지난 2019년 이후 2021년까지 3년 동안 집값 오름세가 2배 가까이 오른 곳이 수두룩할 정도다. 국부가 커지면서 자산도 커지는 게 당연하지만 한꺼번에 급상승하는 것은 막대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당장 국운이 걸린 저출산 문제만 해도 고가의 주택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주택 가격 거품을 추가로 진정시키는 정책이야말로 최선책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집값 추가 하락의 시각'은 이런 면에서 합리적이라 본다. 되레 정치적으로 이를 악용하는 게 더 문제다. 이번 기회를 집값 안정의 최적 시기로 삼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떠받치는 백화점식 패키지 정책을 피하는 게 옳다. 금융이나 산업에 미칠 부작용 정도를 참작해 순차적으로 가지를 제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이런 입장에서 평가할만하다.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반복하기보다는 집값을 천천히 더 낮추는데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핫이슈로 부상한 미분양 대책만 해도 그렇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 미분양은 무려 16만가구에 달했고 2015년부터 2019년 사이도 6만가구 수준을 오르내린 바 있다. 현재의 미분양 5만8000가구는 아직 미분양 대책을 본격 수립하기엔 이르다. 정부가 기금을 통해 미분양을 매입하는 정책이 부동산 연착륙과 주택산업 보호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나 주택 가격 거품을 제거에는 필요악이다. 미국의 경우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 경매 건수가 수백만 건에 달하고 모기지 회사가 망할 정도였지만 철저하게 시장에 맡기고 인위적으로 부양하지 않은 사례를 참고할만하다. 정부의 인위적 부양에 길들여진 투기 세력이 그동안 주택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1등 주범였다. 이를 단절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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