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의료인력 부족 사태, 엉킨 실타래 하나씩 풀려가

기사승인 2023. 03. 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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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공공보건의료 발전 방안'에 대한 간담회 개최
공공임상교수제 문제 진단 및 해결방안 협의
강원대병원, '공공임상교수 채용' 타시도 평균에 약 2배 성과
강원도 공공보건의료 분야 기관장 간담회
강원대학교병원 암노인센터 회의실에서 3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필수의료 역량강화 방안'이란 주제로 간담회가 열렸다. / 권대희 기자
강원도와 책임의료기관, 강원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강원대학교병원 공공의료과가 공동으로 3일 강원대학교병원 암노인센터 회의실에서 '공공임상교수제 순환배치 방안', '책임의료기관·공공보건의료지원단 협력방안'을 주제로 강원도 공공보건의료 분야 기관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공공보건의료 정책 수행기관 간의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본부장,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 도 보건체육국장, 강원대학교병원장, 도내 원주, 강릉, 속초, 삼척, 영월 5개 지방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대학병원급 권역 책임의료기관과 종합병원급 지역 책임의료기관으로 나눠 권역의 경우 17개 시·도 단위에서 고난도 필수의료 제공 및 지역책임의료기관 지원·후견(인력 파견 등), 권역 내 협력 체계를 총괄·조정하고 지역은 70개 중진료권 단위에서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 및 권역책임의료기관과 함께 지역 내 보건의료기관 등 연계·조정하는 곳으로 지정해 필수 의료 서비스를 강화했다.

책임의료기관 지정현황
책임의료기관 지정현황. 권역책임의료기관 16곳, 지역책임의료기관 42곳 /제공=강원도 공공의료과
남우동 강원대학교병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역 필수 의료인력 외지 유출 문제, 지역거점 병원 육성을 위한 지역 안별형 의료체계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제안이 오가는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희숙 강원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이자 강원대병원 공공의료과 부원장은 공공임상교수제도 도입과 의미를 발표하며 "2021년 8월 12일부터 9월 2일까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장을 대상으로 지방의료원 서비스 질 향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응답 조사결과 장비시설보다 의료인력이었고 이후 공공임상교수제도를 제안, 보건복지부가 아닌 교육부가 담당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관장들은 최근 속초의료원 등 도내 공공의료기관의 인력 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도필수의료(중증응급, 분만, 소아진료 등) 서비스의 현주소를 진단,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공백 없는 의료망 구축과 공공보건의료 발전 전략 수립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용왕식 속초의료원장은 "이번 의료인력 사태를 계기로 의사단체의 한계, 정책반영의 어려움 등을 새삼 다시 느꼈다면서 강원도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공공의료인력 대체 필요성, 인력 충원 뿐 아니라 의료의 질을 올리는 부분에 있어서 의료인 교육, 정보 공유, 강원도의료 현장 공공서비스 이용자(환자)들에 대한 인식 변화 등 전반적인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일 삼척의료원장은 "필수의료인력(환자, 전공의, 전임의 등)은 삼척이 가장 취약하다면서 급성심근경색환자가 대관령을 넘어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강원영동권 응급의료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와함께 "강원대병원의 협조로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의료진을 구했지만 '촉탁 임상 조교수'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다며 이들 역할에 걸맞는 예우와 의료진의 수도권 유출이 지역만이 아닌 전국적인 사안임을 감안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문제점과 심각성에 대한 공유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욱 강릉의료원장은 "공공의료의 인력 수요공급의 발단이 순환근무로부터 시작된 경향이 있다"면서 "전공의의 근무시간 80시간 규정의 문제가 전임의 단계까지 전달돼 결국 전임의 업무가 폭증했고 전임의의 경우 이틀에 한번 당직이라는 고충을 버티다가 결국 퇴사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밑에서부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전공의 80시간이란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더 일 했을 때 패널티 없이 전임의를 도울 수 있고 초과 근무 시간은 급여를 더 챙겨주는 현실적인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우 영월의료원장은 먼저 "강원대병원의 지원으로 응급 간호인력을 보완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하고 의사인력공급에 있어서 공공임상교수 외에도 공중보건의를 지역 의료기관에 맞게 통합 배치 하는 등 제도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파견의사 인건비 제도도 우선 순위에 따라 취약지역이 본래 목적인데 실제는 다른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기관에서의 통합적인 정리를 요청했다.

권태형 원주의료원장은 우리나라 의료 문제 현실을 공감하며 공공임상교수제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가 있다고 말을 꺼냈다.

"공공임상교수제는 국가 사업으로 결과물을 내야 하는 사업이지만 임상교수 요청을 전문의들이 선호하지 않는 등 많은 전국의 대학병원들이 선도적으로 하지 않는 현실에서 세트 구성없이 인력 구성도 없다며 이런 가운데 강원대학교병원의 유연성 덕분에 강원도는 타 지자체에 비해 공공임상교수제 실적을 남겼고" 진안군의 경우를 예로 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원도만의 성공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주의료원이 인력 구하기가 타 도내 지역의료기관보다 나아서 양보했지만 실제 4개 지역의료기관에 의료인력을 몰아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궁극적으로 좋은 인력을 포함한 공공의료 서비스와 질을 올리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협력하자"고 당부했다.

공공임상교수채용현황
2022년 공공임상교수 채용현황(전국·강원)/제공=강원대학교병원
남우동 강원대학교병원장은 공공임상교수직 제안에 대해 "법 제도적으로 교수지만 현실은 거주지를 계속 바꿔야 하는 열악한 근무환경 등이 의료인들이 원하는 조건에 맞지 않고 순환근무 형태도 3년 동안 2년 이상 현지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공공병원 근무 현실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이밖에도 공공임상교수에 대한 진료 역량강화와 공공임상교수들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병원 공공의료과는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 운영 경과 보고를 통해 지난해 4차례 공공임상교수 채용결과 7명을 선발 배치했고 교육부의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이 전체 채용률 15%대로 저조하지만 강원대병원 채용률은 30%대의 성과를 나타냈다며 향후 속초의료원 등 삼척 영월 전공의 배치, 소화기내과, 정형외과, 신장내과, 응급의학과,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진료과별 공공임상교수 본원 근무형태 의견수렴, 공공임상교수 효과성 제고, 전공의 공동수련 운영 교육 및 수련기회 확대 등 사업 전반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핵심전략으로 강원특별자치도 도입에 따른 개방병원제도 개선방안, 강원도형 공공보건의료서비스 개발, 지역책임의료기관 기능 진단 및 연구, 지역책임의료기관 퇴원환자 관리 및 커뮤니티 연계 활성화방안 연구, 보건의료인력(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역할의 중요성, 실무자 역량강화 교육, 지속가능한 협력 발전방안 등이 도출되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대병원 도내 공공의료기관장 간담회
강원도 권역·책임의료기관, 강원도공공보건의료지원단, 강원대학교병원 공공의료과 공동으로 주관한 '공공보건의료 분야 기관장 간담회'가 3일 강원대학교병원 암노인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권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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