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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윤경림 손 들어준 의결자문사…표 대결 치열해진다

KT 윤경림 손 들어준 의결자문사…표 대결 치열해진다

기사승인 2023. 03. 2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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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광화문 사옥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KT 광화문 사옥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오는 31일 KT가 주주총회를 열고 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로 선임 의결을 앞둔 가운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기업연구소 등이 윤 사장에 대한 지지 의견을 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의결권 자문사의 윤 사장의 지지 의견에 따라 외국인·소액주주가 결집되면서 주총에서 표 대결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투자자들에게 윤 사장의 차기 대표 선임에 대한 찬성 권고안을 전달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를 비롯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기업 연구소인 한국ESG평가원 등이 의결권 행사 권고안을 전달했다. 이들은 이번 주총의 '태풍의 핵'인 윤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에 관련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ISS는 의견서에서 "윤 내정자는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 모빌리티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이 있고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회사의 중장기 디지털화인 디지코 전략에 크게 관여했다"라며 "디지털 전환은 KT 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 요소이며 최근 몇 년간 주주들에게서도 환영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전략을 선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다. 글래스루이스도 "내정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한국ESG평가원도 "KT는 후보군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전체 과정을 명확히 공개함으로써 후보 선출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했다"며 "(KT) 내부 출신으로서 그동안의 경력을 확인한 결과, 뛰어난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다만 ISS는 일부 사외이사 연임을 결정한 것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ISS는 구현모 현 대표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사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법적 문제가 제기된 이사를 제거하지 않은 이사회 결정은 거버넌스와 감독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한 책임도 윤 사장에 있다고 판단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의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투표한다.

서스틴베스트를 제외한 국내 3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 한국ESG연구소(대신경제연구소 100% 자회사) 등의 의결 자문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KT 경영진의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의결권 자문사의 지지로 주총에서 대표 선임에 대한 표 대결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지분율 약 43%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권고안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소액주주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KT 주주 구성에서 외국인 일부가 포함된 소액주주는 총 57.36%를 차지한다. 특히 소액주주는 윤 사장의 선임 찬성을 위해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을 통해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역시 지분율 2%에 달하는 500만주를 모으는 데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2.86%), 우리사주(0.35%)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다만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결권 기준 10.13%), 2대 주주인 현대차그룹(7.79%)은 윤 후보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구 대표의 연임을 반대해왔다. CEO 최종 후보 선정 후에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윤 후보 선임에 대해 부정적인 정부·여당의 기류를 반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5.48%)도 자사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견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반대에 나선다면 약 23%가 대표 선임에 반대하는 상황이 된다. 윤 사장이 선임되려면 이 지분을 넘어서야 한다.

정치권과 검찰의 KT 흔들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은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관련 불법 지원, 사외이사 접대 등 구 대표와 윤 내정자에게 제기된 비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검찰을 앞세워 주총 전에 윤 내정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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