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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수입차 1위’ 벤츠 “판매량 경쟁 않겠다”…머쓱해진 ‘만년 2위’ BMW

7년째 ‘수입차 1위’ 벤츠 “판매량 경쟁 않겠다”…머쓱해진 ‘만년 2위’ BMW

기사승인 2023. 03. 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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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 대변화…판매보단 영업이익 중심
벤츠코리아, 럭셔리 브랜드 진출 발판 마련
BMW코리아, 중·저가형 모델로 판매량 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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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클라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왼쪽)과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제공= 각 사
7년째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부터 '판매량 경쟁'을 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1억원 이상의 프리미엄 차량을 주력 모델로 구축해 판매량보다 영업이익을 높이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럭셔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벤츠의 고급화 전략에 8년만에 1위 탈환을 벼르던 BMW코리아는 머쓱해졌다. 연초부터 영업이익률이 낮은 중·저가형 모델 프로모션에 주력하며 판매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던 BMW는 경쟁자 없는 싱거운 레이스를 펼치는 꼴이 됐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2월 BMW의 누적 등록 대수는 1만2470대로,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벤츠는 8419대로, 두 브랜드의 판매 격차는 4051대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정작 2위로 밀린 벤츠는 올해부터 본사의 고급화 전략에 따라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부터 보급형 A클래스와 B클래스 모델을 단종하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목표 영업이익률을 향후 5년 내에 13~1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수입차업계는 최근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앞으로는 판매량보다 영업이익률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자리가 단순 판매 실적이 아닌 영업이익률 성적표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향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보급형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라며 "최근 벤츠가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고 차량의 기능과 실내 인테리어 등의 사양을 높인 고가의 모델을 선보여 BMW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 한 발자국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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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와 BMW의 7시리즈. /제공= 각 사
실제로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8년 3.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뒤 2019년 4.0%, 2020년 3.7%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3~4%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BMW코리아는 지난 2018년 -15.7%, 2019년 2.8%, 2020년 1.5%로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냈다.

수입차업계에선 양사의 브랜드 가치가 갈수록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가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굳히기 위해 3억원을 호가하는 마이바흐보다 한 단계 윗급의 브랜드를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마이바흐만 해도 세계 3대 명차 브랜드로 불릴 정도로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상징해왔다. 이런 마이바흐 모델 중 일부를 초호화 모델로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반면 BMW는 플래그십 SAV와 고성능 M모델 외 고급화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아 럭셔리 시장에서 벤츠에 확연히 밀린다는 평가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저가형 모델을 출시해 고급화 전략을 꾀하는 벤츠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시장은 영업이익률로 브랜드 가치를 평가해야 하지만, BMW가 과거부터 재고 밀어내기 전략을 꾀하면서 판매량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다"며 "BMW는 판매를 늘리기 보단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충해 A/S 부문의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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