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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난지에 피는 ‘서울링(Seoul Ring)’

[칼럼]난지에 피는 ‘서울링(Seoul Ring)’

기사승인 2023. 03.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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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상장
난지도(蘭芝島)는 이중환의 『택리지』에 좋은 풍수 조건을 가진 땅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신혼 여행지로 난초(蘭芝)와 지초(地椒)가 핀 지극히 아름다운 뜻과 풍경을 가진 섬이었다. 이곳은 1978년 서울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된 이후 15년간 무려 9,200만 톤의 쓰레기가 쌓여 높이 100m에 가까운 거대한 두 개의 산(하늘공원, 노을공원)으로 변모하였다. 

한때 메탄가스와 침출수 등으로 환경이 악화되었던 '혐오지역'이 지금은 자연 생태계가 완전히 되살아났다. '난지천 유아숲 체험원'에서 월드컵 공원을 지나 에스플렉스센터(서울시 건물)까지가 필자의 출근 산책로이다. 여기는 메타세콰이어, 보리수, 잣나무가 꿋꿋하게 서있고, 길가에서 계절마다 예쁜 꽃들이 피고지고, '상암출신' 꿩, 백로, 왜가리, 물까치 등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지난해 8월 신규 소각장 후보지로 상암동이 결정되고, 주민들의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빅뉴스가 나왔다.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대관람차 서울링(Seoul Ring)이 상암동으로 결정되었다. 필자 사무실에서 바로 아래 보이는 잡초가 무성한 빈터(37,262㎡)가 개발이 되고, 가까운 하늘공원에 '서울링'이 세워지면 상전벽해가 될 것이다.

서울링이 구축된다면, 아인 두바이(폭 257m)에 이어 대관람차 규모 세계 2위이며, 살이 없는 (Spokeless) 고리형 디자인 기준으로는 세계 1위가 될 것이다. 25인승 캐빈 36개가 초속 0.25m로 움직이며, 한 바퀴 도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탑승 인원은 시간당 1,474명, 1일 최대 11,792명이 가능하며, 연간으로는 약 350만 명 이상의 관광 수요가 예측된다고 한다. 

서울시가 지난 8일 밝힌 서울링의 조감도를 보면 그야말로 멋진 그림이 그려진다. 지금도 하늘공원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명장면이다. 여기에 석양으로 물든 서울링은 환상적인 포토존이 될 것이다. 가을 녘 억새풀 축제 기간에는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해발 276m 시야에서 펼쳐지는 서울 도심, 남산, 북한산 자연 경관은 여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으로 기대된다.

'서울링'에 대한 또 다른 설렘은 디지털 기술이다. 대관람차 원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증강·가상현실(AR/VR), 홀로그램, 3D맵핑 등 디지털 융합 축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화형 생성AI(GPT) 시대에 걸맞게 AI로 가득 차고, 어메이징(Amazing) 랜드마크가 되었으면 한다. 여기에 전제될 것은 천년 갈 수 있게 연약한 지반에 대한 기술적인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곳으로 몰려든다. 서울링은 단순한 유희시설을 넘어 문화복합 콘텐츠가 풍부해야 한다. 남북화합과 서울의 관문으로서 상징성과 도심과 한강 및 북한산 등의 조망, 매립지에 세워지는 친환경 시설이라는 입지조건 등이 고려되었다. 앞으로 서울링 건축을 위한 다양한 시설물에도 네이밍, 숫자와 크기 등에도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기대한다.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난지도 매립지의 쓰레기 퇴적층을 관찰하면서 캐빈에 올라 서울을 바라다보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난지도는 조선시대 신혼부부의 여행지에서 한강변 세계 최고의 관광 명소로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포용과 순환'을 상징하는 서울링은 미래와의 약속이다. 앞으로 4년이 지나면 하늘공원엔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의 꿈이 활짝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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