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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보고서 첫 발간...공개처형·생체실험 참상 기록

북한인권보고서 첫 발간...공개처형·생체실험 참상 기록

기사승인 2023. 03. 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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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508명 증언 바탕 작성
공개 발간...이번 정부 처음
여성 인신매매·강제낙태
탈북민 경험한 증언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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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1~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핵무인수중공격정' 수중폭발 시험과 전략순항미사일 핵탄두 모의 공중폭발시험을 각각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공격형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연합
북한 실상이 낱낱이 담긴 '2023 북한인권보고서'가 처음 공개됐다. 북한이탈주민 508명을 토대로 만든 이번 보고서는 북한 공개처형·생체실험·강제노동 등의 기록을 빼곡하게 담았다.

통일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현 정부 차원의 보고서는 2016년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3급 비밀로 분류해 비공개로만 작성됐고 공개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508명 문답서를 토대로 약 450쪽 분량으로 제작한 이번 보고서는 시민적·정치적 권리,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 취약계층, 정치범수용소·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 등 4개 장으로 구성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기록센터 조사로 파악된 정치범수용소는 총 11곳"이라며 "현재까지 운영되는 것으로 보이는 시설은 5곳으로 평안남도 2곳, 함경북도 2곳, 함경남도 1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생명 박탈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즉결 처형' 사례에 대한 증언이 지속적으로 수집됐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또 "마약거래, 한국 영상물 시청·유포, 종교·미신행위 등 자유권 규약상 사형이 부과될 수 없는 행위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는 증언들이 수집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5년 원산시에서 16∼17세 청소년 6명이 한국 영상물을 시청하고 아편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보고서는 취약계층인 여성·아동·장애인의 인권 침해 상황도 담았다. 탈북 과정에서 많은 여성이 인신매매를 경험하고, 중국 남성과 임신해 강제송환될 경우 강제낙태 대상이 된 것 으로 드러났다. 탈북민 증언에 따르면 2017년 집에서 춤추는 여성의 동영상이 유포됐는데, 영상에서 손가락으로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임신 6개월이던 해당 여성이 처형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부 구금시설에서는 피구금자에 대한 비밀처형이 벌어지고, 중국에서 임신한 채 강제송환돼 온 피구금자가 출산한 아기를 기관원이 살해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구금시설 내 고문과 생체실험 등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83호'로 불리는 관리소에선 대상자 동의 없이 살아있는 상태로 생체실험이 실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이번 보고서 발간은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라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 해법을 찾는데 근본적 목적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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