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송광사 성보박물관 특별전...‘사찰 인장(印章) 새롭게 만나다’

송광사 성보박물관 특별전...‘사찰 인장(印章) 새롭게 만나다’

기사승인 2023. 05. 03. 09:4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조계종 삼보사찰 70여점의 유물 출품
조선시절 삼보사찰의 인식 알 수 있어
송광사 불법승보인1-1
송광사 '불법승보'인장./제공=송광사성보박물관
송광사성보박물관은 오는 5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삼보종찰(三寶宗刹) 소장 인장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불보종찰 통도사, 법보종찰 해인사, 승보종찰 송광사에는 그 역사만큼 많은 성보들을 소장하고 있다. 이들 성보 가운데 그동안 하계의 관심밖에 있었던 인장을 새롭게 조명하여 그 가치와 의미를 발굴하고자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에는 통도사 소장 인장과 인장함 등 관련자료 17점과 해인사 소장 인장 및 관련 자료 27점, 송광사 인장 및 관련 자료 30점 등 70여점의 유물이 출품됐다.

이번 인장 특별전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일제의 31본산 본말사제도 시행 전에 이미 수사찰(首寺刹)을 중심으로 한 수말사(首末寺)제도가 시행되고 있었음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예로 송광사와 해인사, 통도사에 각 지역의 수사찰임을 증명하는 인장들이 남아 있다.

또한 그동안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해인사 '불법승보인(佛法僧寶印)'인 1457년에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인사의 삼보인(三寶印)은 인장의 몸통에 해당하는 인신(印身) 윗면에 음각으로 '천순원년팔월(天順元年八月)'이라 새겨져 있어 1457년 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그해 2월 세조가 신미(信眉, ?~?)스님 등에게 명해 해인사 대장경의 제3차 인경을 진행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해 6월에 세조가 예조에 명을 내려 '불법승보(佛法僧寶) 4자를 새긴 삼보인(三寶印)을 주조(鑄造)해 지평(砥平)의 용문사(龍門寺)에 보내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어 주목된다. 세조는 6월에는 용문사, 그리고 '세조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8월에 해인사에 각각 삼보인을 보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용문사는 세조의 비호를 받았던 사찰로 매년 봄가을에 식염(食鹽)을 주기도 했으며, 1456년 즈음에는 수륙사(水陸社)로 추가 지정하기도 했다.

사찰 인장에 대한 첫 연구와 전시라는 점에서 이번 특별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찰 인장은 단순한 인장이 아니라 당시 사찰의 지위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간과돼왔던 사찰 인장은 개별 사찰에서 사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예조(禮曹)에서 제작돼 각 사찰로 발급되었다. 이는 관인(官印)으로 취급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용도가 폐기되거나 주지 교체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관아에 반납한 후 다시 받아와 사용했음도 '인신등록(印信謄錄)' 등을 통해 확인됐다.

또한 삼보사찰의 성립과 인식은 당시 불교계 내에서만 통용되던 것이 아니라 조선 사회에 완전히 정착해 나라로부터 공인을 받아 관련 인장을 발부받았음을 알 수 있는데, 바로 통도사의 '불종찰원장인(佛宗刹院長印)', 해인사의 '법종찰총섭인(法宗刹摠攝印)', 송광사의 '승종찰원장인(僧宗刹院長印)'이 그것이다.

사찰 인장에는 보통 4자에서 9자까지 새겨 넣는데 여기에는 각 시기별 사찰 승직(僧職)의 명칭 변화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담겨 있다. 일례로 송광사의 경우 주지(住持)는 보조국사 때부터 1831년까지 사용되었다가 1832년부터 1902년까지 총섭으로 불렸고, 1903년부터 1904년까지는 '섭리', 1905년부터 1911년까지는 '판사', 이후 오늘날까지 '주지'로 이어지고 있음을 관련 인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송광사성보박물관 '삼보종찰 인장 특별전'은 5월 1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8월 15일까지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송광사박물관 삼보종찰 인장전 포스터-자주_1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