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 한강맨션 68층 재건축 돌입
지역 대표 랜드마크 만들기 시작
스카이라인·도시 경관 개선 '효과'
공사비 증가·공기 연장은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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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68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시범·대교·진주·한양아파트 등이 50층 이상의 초고층을 계획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지구도 얼마 전 50층 안팎의 초고층 추진 단지 대열에 합류했다.
향후 서울에서 50층 안팎의 초고층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설 경우 한강변 일대 스카이라인이 다채로워지고 도시 경관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층수를 높이면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줄어들고, 미래가치가 높은 '랜드마크'(지역 대표 단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초고층으로 아파트를 지을 경우 공사비 증가 등 변수가 적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 사이에서 초고층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가 도시 개발을 가로막았던 '35층 룰' 등 낡은 규제를 걷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서울시는 올해 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을 확정·공고하면서 순수 주거용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없애고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통해 창의적인 도시 경관을 만들겠다는 밝혔다.
이에 따라 한강변에 위치한 단지를 중심으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인 여의도 시범·한양아파트는 각각 최고 65층, 54층 규모의 재건축을 확정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59층) △진주아파트(58층) △삼부아파트(56층) △공작아파트(56층) 등도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와 비슷하게 50층 규모의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다가 이를 취소하고 층수를 대폭 상향조정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2·3·4지구다. 4지구는 현재 성수동에서 가장 높은 층수인 '아크로서울포레스트'(49층)보다 더 높은 77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1·2·3지구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70층(1·2지구)에서 80층(3지구) 규모로 조성되길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요청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비사업 조합들이 잇따라 초고층 건립에 나선 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층수를 높일 수록 한정된 부지에 더 많은 공급 물량(가구 수)를 얹힐 수 있다. 일반분양 가구 수가 늘어나면 조합원이 내야할 분담금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또 초고층 단지의 경우 일종의 랜드마크 효과를 받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로 초고층으로 지어진 주거용 건물은 해당 지역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고층 아파트 건립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초고층 설계에 따라 추가될 수밖에 없는 공사비용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층수를 높이려고 했다가 철회한 곳도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새 안건으로 나온 최고 49층 설계안 대신 기존 35층 설계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두고 '장밋빛 미래'만 꿈꿔선 안된다"면서 "늘어나는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초고층 정비사업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