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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수주 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HD현대重…노조 파업 리스크에 ‘발목’

[아투포커스] 수주 호황에도 웃지 못하는 HD현대重…노조 파업 리스크에 ‘발목’

기사승인 2023. 08.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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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노조, 조선 3사 중 '유일' 임단협 결렬…31일 파업 예고
2014년부터 8년 연속 파업…위기시 노사 간 공감대 형성 부족
수주 실적 걸맞은 처우 개선 의견…양측 협력 의지 필요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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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HD현대그룹 회장이 10년째 이어지는 노조 리스크에 고초를 겪고 있다. 지난 2014년 HD현대중공업 사장을 맡게 된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강성 노조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10년 만에 돌아온 조선업 호황에도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자칫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최근 진행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부결됨에 따라 오는 31일 오후 전 조합원 3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사는 5월부터 현재까지 20차례가 넘는 걸친 교섭 끝에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지급△ 격려금 3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24일 조합원들은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거쳤으나, 반대 68.78%로 부결됐다. 결국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분 파업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이 같은 조선업계 내 파업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조선사 대부분 강성 노조가 자리잡은 만큼 임금 협상에서 불만이 제기될 때마다 파업이 진행되곤 했다. 특히 2010년대 업계 장기 불황으로 구조조정, 임금 삭감 등이 이어지자 파업은 일상화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권 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하던 2014년 당시 20년만의 파업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줄파업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파업 직전까지 갔다 마침내 9년 만의 무분규 타결이 이뤄졌지만, 1년만에 또다시 파업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주 행진에 비해 처우 개선이 되지 않은 것이 사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의 수주 금액은 63억1000만달러(목표 달성률 76.8%)로, 조선 3사 중 가장 높다.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이 쌓였고, 올해는 특히 2년 만의 흑자전환이 확실시됐음에도 사측에서 경쟁사 대비 낮은 임금 인상분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70%에 가까운 반대가 나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50~60% 안팎에서 가결이든 부결이든 이뤄지는 편"이라며 "그만큼 HD현대중공업의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낮은 임금 인상분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을 품은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또 조선 3사 중 노사 간 단합이 가장 떨어지면서 잦은 갈등이 빚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7년 불황을 겪으며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위기 극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반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임단협 교섭만 1년이 넘도록 끄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과거와 동일한 행보를 걷고 있는 셈이다.

HD현대중공업을 10년째 진두지휘하는 권 회장으로선 노사 통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칫 노조와 갈등으로 인해 파업이 지속되면 밀려 있는 건조 작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선주들에게 기업 자체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한 경쟁사들은 이미 올해 임단협을 끝내고 본격적인 하반기 건조 작업을 앞둔 상태다.

HD현대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측 모두 원활한 교섭을 마무리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편"이라며 "내일 중으로도 본 교섭이 예정된 만큼 이에 따라 파업을 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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