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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폐업 공포…공사현장 멈춰

고금리에 폐업 공포…공사현장 멈춰

기사승인 2023. 12. 0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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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도산에 입주예정자 피해↑
회생절차 신청·공사 무기한 지연
대출이자 부담·매수심리 위축 탓
주요 회생신청 건설사 개요
분양·입주를 앞두고 공사를 멈추는 현장이 속출하면서 조합원·청약 당첨자 등 수분양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어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시평) 전국 285위·경남지역 8위의 남명건설은 지난달 28일 기업 회생절차 신청 후 이달 1일 최종 부도처리 됐다.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12억4000만원 상당의 어음을 상환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경남 함안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함안 남명 더라우' 입주 예정이었던 조합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2019년 공사 시작 후 2021년 11월 공정률 15% 수준에서 공사 중단된 데 이어 이번 도산으로 공사 재개가 무기한 연기돼서다. 이 단지는 총 993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이 중 조합원 물량은 절반을 넘는 501가구에 달한다.

시공사 도산에 따른 입주 예정·희망자들의 피해는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평 75위이자 '이안' 브랜드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은 지난 8월 회생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경기 부천에서 분양한 '이안 시그니처 역곡' 아파트 공사가 잠시 중단된 바 있다. 현재 공사는 재개됐지만 이 단지의 입주 예정일이 내년 7월로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 연기에 따른 수분양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시평 115위이자 '신일해피트리' 브랜드로 잘 알려진 신일건설도 지난 5월 말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는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며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원매자를 찾고 있다. 현재 전국 10여 개 아파트·오피스텔 공사 현장은 멈췄다.

이 중엔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신일해피트리' 주상복합 아파트와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해피트리앤' 오피스텔도 포함됐다. 이 단지는 올해 7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같은 해 6월 공정률 45% 수준에서 공사가 멈춘 뒤 5개월 넘게 방치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 부지와 건물에 대한 공매 공고가 616억원에 올라온 상태다. 신일해피트리앤 오피스텔도 당초 이달 입주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중단되면서 입주가 무기한 미뤄진 상태다.

이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건설사들의 PF 대출 이자 부담 증가 및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올해 들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사고 건수는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인 총 9건으로 집계됐다. 사고액은 4881억원 수준이다. 분양보증은 주택 수분양자가 시행사 혹은 시공사 부도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공사가 3개월 이상 지연되는 경우 요건을 충족한다.

전문가들은 건설사 부도에 따른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설사들의 부도 위험도 커져 공사가 중단되는 현장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입주 연기 현장과 달리 시공사 도산에 따라 주택보증이 시행되는 경우 중도금 이자 등 지체 관련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도 뼈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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