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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군 창설, 핵탄두 보유 급증 중국 핵전력 강화에 한국전쟁 트라우마 작용”

“로켓군 창설, 핵탄두 보유 급증 중국 핵전력 강화에 한국전쟁 트라우마 작용”

기사승인 2024. 02. 0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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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강대국 중국 지위의 기둥" 핵능력 증강 요구
"핵무기 상징일 뿐" 덩샤오핑 등 기존 전략 파기
중 200여개 미사일, 아시아 전역 타격
NYT "원폭 시사 한국전쟁 등 기억, 중국 억지력 취약성 공포"
중 핵무기 격납고
중국 내몽골 오르도스(鄂爾多斯)·산시(山西)성 위린(楡林)의 중국군 핵미사일 격납고(silo) 모습으로 미국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 PBS가 2021년 8월 15일 찍은 사진./미국 핵과학자회(FAS) 홈페이지 캡처
중국이 로켓군을 창설하고, 핵탄두 보유 수를 급격하게 늘리는 등 핵전력 강화에 미국의 핵무기 공격이 검토됐던 한국전쟁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가 작용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시진핑, 취임 후 곧바로 "강대국 중국 지위의 기둥" 핵 능력 증강 요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11월 15일 중국공산당 총서기 및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취임한 19일 후인 그해 12월 핵·재래식 미사일 부대인 당시 제2 포병군단 장군들에게 강력한 핵 능력 강화를 요구했다.

그는 제2 포병군단이 "강대국으로서 중국 지위의 기둥"이라며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에서 강력한 적의 군사적 개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NYT는 시 주석 연설문 요약본을 인용해 전했다.

시진핑
방한 군복 차림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2018년 1월 3일 중부군구의 한 훈련장에서 전군에 훈련 명령을 내리고 있다./신화·연합뉴스
◇ 시진핑, "상징 핵무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 소비시 중국 약화" 덩샤오핑 등 중국 지도자 기존 전략 파기

이는 중국 지도자들이 1964년 첫 핵실험을 한 후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는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로 공격받으면 적의 도시를 초토화할 수 있다는 위협을 잠재적 적국에게 보내는 목적으로 비교적 적은 양의 핵무기를 보유해 온 것을 사실상 파기한 것이다.

덩샤오핑(鄧小平) 군사위원회 주석은 1983년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피에르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의 핵무기는 상징일 뿐"이라며 "중국이 핵무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 우리 스스로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중국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은 1990년대부터 재래식 전력과 함께 핵무기 전력을 점진적으로 증강해 시 주석이 취임한 2012년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60여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중 핵무기
중국의 핵무기 전력./미국 핵과학자회(FAS) 홈페이지 캡처
◇ 시진핑, 로켓군 창설 "핵 억지력·반격 능력 강화 주문"
수년간 최소 10개 여단 추가 편성, 도로·철도 미사일 발사대 추가

하지만 시 주석은 2014년 말 인민해방군 장 장교들에게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sharp) 무기와 남들이 두려워할 만한 킬러 철퇴(maces)들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핵 능력 증강에 나섰고, 2015년 말 핵미사일을 관리하는 제2 포병군단을 로켓군으로 확대 재편했다.

시 주석은 로켓군 창설식에서 지휘관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지력과 반격 능력 강화, 즉 초기 공격에서 살아남아 파괴적인 힘으로 반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임무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로켓군은 최근 수년 사이에 전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최소 10개 여단을 새로 편성했고, 위성 등 미국의 탐지 기술에 추월하기 위해 도로 및 철도 미사일 발사대를 추가했다고 미국 공군 산하 중국항공연구소(CASI)가 밝혔다.

미국 핵과학자회(BAS)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약 5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핵무기
미국 정부가 추정한 중국의 핵탄두 보유 수 추이./미국 핵과학자회(BAS) 홈페이지 캡처
◇ 중국 재래식·핵탄두 교체 200여개 미사일, 아시아 전역 타격 가능

NYT는 중국의 미사일·잠수함·폭격기 등 일련의 증강은 미국 본토의 도시뿐 아니라 일본·괌 등의 미군기지에도 확실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선택지에는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교체해 아시아 전역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200여개의 둥펑(東風·DF)-26 미사일 발사대도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로켓군의 재래식 및 핵탄두 교체 훈련 모습을 전하고, 군사 퍼레이드에서 이 미사일의 이중 역할을 자부했는데 이는 경쟁국을 겁주기 위한 공개였다고 NYT는 평가했다.

핵무기 격납고
중국 서부 신장웨이우얼(維吾爾·위구르)자치구의 하미(哈密) 지하에 있는 핵미사일 격납고(silo) 위치./미국 핵과학자회(BAS) 홈페이지 캡처
중국 핵무기
중국 핵미사일 격납고(silo)와 핵탄두 보유 수 추이에 대한 추정./미국 핵과학자회(BAS) 홈페이지 캡처
◇ 중국, 400여개의 핵미사일 격납고 건설...500개 핵탄두 보유
"중국, 원자폭탄 투하 가능성 한국전쟁 등 기억으로 자국 억지력 취약성에 공포"

이러한 핵 능력 증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의 보다 정교한 위성에 의한 추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2021년부터 중국 서부 신장웨이우얼(維吾爾·위구르)자치구의 하미(哈密) 지하에 110여개, 북부에 320여개의 핵미사일 격납고(silo)를 건설했다.

중국 로켓 엔지니어들은 미사일을 정밀 공격으로부터 더 잘 보호할 수 있도록 격납고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그래야만 핵 공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측이 치명적인 반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자국 핵 억지력의 취약성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한국전쟁 등 공식 역사 기록으로 더욱 강화된다고 NYT는 전했다.

인민해방군 연구는 종종 더글러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 등 미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원자폭탄 투하 가능성을 암시했던 한국전쟁과 1950년대 대만 위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기억이 미국이 '핵 협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견해를 굳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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