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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식당 화재 사고 한 달…상인들 한숨 여전

여의도 지하식당 화재 사고 한 달…상인들 한숨 여전

기사승인 2024. 02. 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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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여의도 지하 식당서 불…16개 점포 모두 영업 중단
화재 발생 한달 뒤, 매캐한 냄새·상인 피해 여전
소방 당국 "아직 화재 감식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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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화재로 피해 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지하상가의 음식점 모습. /박주연 기자
"화재로 20년 일터를 잃어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화재 복구 작업이 수개월 걸린다는 데, 그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서울 여의도 한 증권사 건물 지하 1층 식당가에 불이 난 지 한 달 가량 흐른 지난 8일, 이곳은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한창 직장인들로 붐벼야 할 점심시간이지만 손님은커녕 썰렁함만 감돌았다.

가게마다 안에 있던 짐을 이미 뺐거나 봉지에 담긴 폐기물을 한쪽에 모아두는 등 물건을 비워내고 있었다. 실질적인 복구 작업에 앞서 당장 생계를 잃은 상인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에 분통을 터뜨렸다.

상인 A씨(61)는 명절을 앞두고 하루하루 커지는 손실에 마음이 급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한숨만 내쉬었다. A씨는 "설 연휴 때 할머니를 보러 오겠다는 손자, 손녀에게 용돈은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매달 나가는 월세, 병원비 등을 내려면 새로운 일자리를 빨리 찾아야 하는데 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증권사 건물 지하 1층 식당가에서 난 불로 같은 층에서 운영했던 음식점·카페 등 16개 점포 모두가 영업이 중단됐다. 당시 화재로 5개 점포가 큰 피해를 보았고, 나머지 점포들도 쉽게 빠지지 않는 냄새와 먼지로 음식 재료를 버려야 하는 등 재산 피해가 컸다.

다른 가게 주인 B씨(62)는 "방진 마스크를 끼고 물건 정리하는데만 벌써 한 달째"라며 "장사를 갑자기 하지 못하게 돼 속상한 것도 있지만, 10년 넘게 함께 해온 직원 3명도 다들 집에서는 가장인데 덩달아 생계가 끊기게 돼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화재 원인이 아직 나오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어 불안하기만 해 인근 사무실을 구해 일을 해볼까 싶었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고 걱정했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소방 당국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건물 측과 상인들은 소방 당국의 감식 결과가 나오면 보상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건물 측 관계자는 "조만간 전문가들이 현장에 와서 피해가 컸던 가게 위주로 살펴보며, 단계적으로 복구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소방 당국의 화재 감식 결과가 나오면 피해 규모나 구체적인 보상 방안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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