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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기업’에 절대적인 ‘정치’…쿠팡과 국제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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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4. 0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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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재계 서열 7위였던 국제그룹은 순식간에 공중분해됐다. 국제그룹의 해체에는 여러 말들이 있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정권에 의한 괘씸죄가 적용했다'는 설이다. 그만큼 '경제'에 있어 '정치'는 절대적이다. 40여 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선거철이 돌아오면 표를 얻기 위해 '기업 때리기'로 여론몰이에 나서는 위정자들이 존재한다. 기업인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최근 유통 강자로 올라선 쿠팡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쿠팡이 자사 물류센터 노동자 중 기피 인물이 재취업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언론에선 연일 쿠팡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의 흐름에 민감한 정치권 역시 쿠팡이 잘못한 걸 잡아내려 혈안이 돼 있다.

블랙리스트에 대해 쿠팡 측은 방화와 폭행, 성추행, 절도 같은 불법 행위로부터 선량한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사 평가 제도를 운영한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 쿠팡 물류센터엔 한 해 수십만 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낮은 진입장벽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쿠팡은 6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했고, 간접고용 인원까지 포함하면 약 44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당장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젊은 세대나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중년 여성 등에 일자리 사다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가 한 곳에 모여 일하다 보니 그만큼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쿠팡 측이 각종 금지 행위를 한 직원들의 재취업을 금지시키는 이유다. 문제 있는 직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기업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다. 매해 연말 대부분의 기업들이 A,B,C,D로 직원들의 고과를 메기는 것처럼 말이다.

한 기업을 놓고 정치권, 언론까지 두드리는 게 자칫 다른 기업들의 사기마저 꺾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에 대한 지나친 비판과 과도한 때리기는 제2의 쿠팡 탄생을 막을 수도 있다. 어쩌면 국제그룹 사태가 40년이 지난 시점에 또다시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쿠팡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보다 투명한 경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과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기업의 기본이자 존재 이유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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