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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 차단·일자리 창출…알리, 韓 맞춤형 행보 나선다

가품 차단·일자리 창출…알리, 韓 맞춤형 행보 나선다

기사승인 2024. 03.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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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물류센터·소비자보호대책 등
문제점 공론화시 4개월 이내 대응
향후 자체 PB 상품 출시 등 전망
"국내 기업, 차별화 서비스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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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의 서비스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맞춤형' 행보를 보여주며,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알리가 PB(자체브랜드) 상품을 내놓거나, 고용 창출 효과를 앞세워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업계가 바짝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韓이커머스 업계 위협하는 '왕서방'…연내 축구장 25개 크기 물류센터 건립
14일 아시아투데이가 알리의 국내 진출 행보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문제점이 공론화되면 평균 4개월 안에 대응을 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알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선식품을 취급하지 않아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비해 뒤처진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이달 초부터 딸기·토마토·한우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바 있다. 통관 대란으로 인해 해외 배송이 3주에서 6주까지 지연된다는 비판 기사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되자 이날 올해 안에 한국에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를 구축한다고 밝힌 것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외 이커머스플랫폼 규제 강화 발표 하루가 지나자마자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알리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경쟁사인 쿠팡처럼 배송·검수 등 각 분야의 대규모 채용은 물론, PB상품 개발까지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집계한 알리의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 MAU(월간활성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은 양사간 MAU 격차가 크지만, 지난 1월 717만명이었던 알리의 이용자 수는 한 달 사이에 100만 명 이상 늘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알리도 쿠팡을 넘어서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모습이다. 먼저 플랫폼 내 믿을 만한 한국 제조사의 제품이 없다는 지적에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등 생활용품을 입점시킨 데 이어, 최근엔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도 입점시켰다.

또 알리바바그룹은 빠른 배송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1억 달러(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최근 한국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계획서에는 2억 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안에 국내에 축구장 25개 면적을 합친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쿠팡 대구FC(33만㎡)보단 작지만, 지난해 7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컬리 평택물류센터(19만9762㎡)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물류센터가 확보되면 상대적으로 열세로 꼽혔던 알리익스프레스의 배송 소요 시간도 대폭 단축돼, 플랫폼 경쟁력도 그만큼 강화될 전망이다. '짝퉁' 이미지를 벗기 위해 가품 차단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플랫폼 내 가품 의심 상품을 걸러내고 한국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데 1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 칼 빼들자 '한국 소비자 보호 정책' 내놔…전문가 "향후 PB 상품 출시 가능성↑"
알리는 정부의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규제 강화' 발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소비자 보호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알리 측은 고객센터 전화상담서비스를 정식으로 개시했다. 전화 상담을 원하는 고객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상품의 환불 서비스도 개선한다. 상품 결제 완료일로부터 90일 이내라면 별도 증빙 없이 무조건 반품과 100%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직구 상품이 위조 상품이나 가품으로 의심되면 주문 상품이 분실·파손될 경우에도 100% 구매대금을 돌려준다.

전문가들은 쿠팡이나 11번가가 PB상품을 선보이는 것처럼 알리도 PB 전용 특화 상품을 국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알리가 향후에는 자체 PB 상품을 출시, 값싼 가격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업계를 장악하려 들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한동안 이커머스 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알리의 공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로 국내에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도 있겠지만, 국내서 세금을 내는 한국 기업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며 "국내 기업들이 살아남는 길은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알리보다 더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에 선보이거나 '애국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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