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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밸류업과 우리사주로 희비갈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취재후일담]밸류업과 우리사주로 희비갈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기사승인 2024. 05. 2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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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원금에 꾸준히 우리사주 매입한 우리은행 직원들 '함박 웃음'
신한은행, 우리사주 매수 선택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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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금융증권부 기자
올 초 정부의 밸류업 방안 발표 이후 4대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했는데요. 덕분에 우리사주를 보유한 은행 직원들이 최근 함박 웃음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이익 확대를 위해 배당금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결산배당에 더해 분기 현금배당까지 실시하면서 은행 직원들은 4월부터 5월까지 사실상 한달 사이에 배당을 두 번 받는 '더블배당'을 받게 됐습니다. 작년 은행들이 정부로부터 '이자장사', '돈잔치' 등으로 비난을 받으면서 성과급을 대폭 줄었는데, 배당이 늘면서 '제2의 성과급'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사주는 소득공제가 400만원까지 되기 때문에 직원들 대부분 주식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우리사주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도 부과받지 않기 때문에 다른 주식을 사는 것 보다 이득입니다. 최근 정기 예금 금리가 2~3%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주들의 배당률이 약 5% 수준은 되기 때문에 남는 장사라는 얘깁니다.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때, KB국민은행 직원은 더블배당으로 230만원을, 하나은행 직원은 220만원을, 우리은행은 82만원, 신한은행은 107만원을 받게 됩니다.

은행마다 분위기도 다릅니다. 4개 시중은행 중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은행으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곳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유일합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부터 노사 합의에 따라 우리사주 취득금액에 대해 연간 5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직원들 복지 향상을 위해 마련됐는데요. KB국민은행 직원이 우리사주를 25만원어치 사면 은행이 25만원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총 50만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우리사주 취득 지원금이 가장 큰 곳입니다. 우리은행은 직원이 최소 10만원 이상 우리사주를 살 경우, 은행 측에서 최대 15만원을 지원해 총 25만원어치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연간 180만원까지 은행이 지원해주기 때문에 직원들의 복지 향상과 우리사주 매입 독려를 가장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은행의 지원금이 없는 곳들인데요. 특히 신한은행이 올 초부터 변경한 우리사주제도로 못내 안타까운(?) 분위깁니다. 그간 신한은행 직원들은 소득공제를 위해 우리사주를 사왔습니다. 통상 10월~11월에 우리사주 매입을 위해 일괄적으로 400만원을 내야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주가도 오르지 않는데 왜 우리사주를 강제로 사야 하느냐', '400만원을 일시에 내기에 부담스럽다'며 분할매수를 해달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한겁니다. 이에 따라 사측은 분할매수가 가능하도록 변경했고, 기본급의 6%를 우리사주 매입에 지출하라는 의무도 없어졌습니다.

올 1월부터 신한은행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매입하지 않게 되었는데요. 바로 다음달인 2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로 꼽히던 금융주들이 급등하기 시작했죠. 배당금도 커졌습니다. 그간 우리사주 매입에 회의적이었던 직원들 입장으로썬,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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