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다양한 의견 듣고 반영 방침
“대표팀 문화 정립 가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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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15일 새 사령탑 선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한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1주일 이상 예정된 출장길에 앞서 홍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을 어떻게 하면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내 머릿속에 가장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지금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 약 5개월을 끌어온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은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가 홍 감독을 낙점하면서 일단락됐다. 돌고 돌아 국내 감독이 선임된 데 대한 반발은 거셌다. 곧바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던 박주호의 내부 폭로가 있었고 협회가 이를 법적 대응할 방침을 시사하면서 파문을 확산시켰다. 이후 이영표, 박지성, 이천수, 이동국 등이 소신발언을 내면서 협회와 홍 감독을 향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홍 감독 또한 프로축구 울산HD 감독을 급작스럽게 물러나면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이며 런명보, 피노키홍 등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같은 핵심 사안을 놓고 홍 감독은 모든 비판을 포용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홍 감독은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선·후배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서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 이런 얘기들을 잘 담아내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 홍 감독은 "나는 이제 현장에 있는 사람이고 대표팀을 이끌어 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들을 잘 받아서 대표팀에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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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빨리 움직이게 됐다는 홍 감독은 "축구에 대한 철학,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등을 감독인 내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나가게 됐다"며 "외국인 코치 선임은 내가 대한축구협회에 사령탑 수락 조건으로 요청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코치 역할과 관련해서는 "현대 축구의 핵심은 코치 분업화"라며 "얼마나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끌어내 극대화할지가 내 몫이다.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홍 감독은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표팀의 문화를 먼저 정립을 한 뒤 그때 메시지를 줘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서 편안하고 즐겁게 강한 마음으로 축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홍 감독은 1주일 이상 예정해놓고 있는 이번 출장길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을 돌며 후보로 추려놓은 외국인 코치들과 면담하고 인선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