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포레스트 테크데이… 6개사 참가
SDF 등 신제조 기술 200여 건 전시
신기술 공유·활용 분야 확대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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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 작업자가 태블릿을 조작하자, 은색 셔터가 열리며 50㎝ 남짓 높이의 네 발 달린 노란색 보행 로봇 '스팟'이 모습을 드러냈다. 커다란 카메라 센서를 이고 성큼성큼 걸어나온 '스팟'은 각종 센서를 통해 줌인과 줌 아웃을 해가며 이리저리 주변을 살폈다. 장애물 감지 기능을 통해 목적지까지 최적의 길을 찾아냈고 모형 벽돌 블록 사이도 뚜벅뚜벅 이동했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한 보스톤다이내믹스 '스팟'이 수행 중인 해당 기술은 '스팟 인더스트리 와이드 솔루션'이다. 눈, 코, 입에 해당하는 각종 센서를 통해 공장 환경에서 실시간 안전 점검과 설비 점검을 수행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팟은 민간 영역은 물론 공공 영역 등 여러 산업에서 사용 가능하다"며 "인스펙션, 패트롤 등 인간이 하기 힘든, 로봇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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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레스트의 핵심 개념은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oftware Defined Factory·SDF)인데, 이곳에선 데이터와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공장을 기존 하드웨어 중심 공장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데, 이러한 SDF 기술과 비전은 21일 열린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제조 기술 200여 건이 전시되고 미래 신기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SDF, AAM, 로보틱스 등 4개의 테마관을 운영한다. 200여 건 전시 중에선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6개 그룹사도 28건 전시에 참여한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의 첫 스마트 팩토리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선 도장·조립·프레스 등의 공정을 '작업자'가 아닌 '로봇 팔들'이 채우고 있고, 무인운반로봇과 자율주행 로봇은 실시간으로 장애물을 피해가며 부품을 실어나른다.
현대차·기아는 이러한 SDF가 구축되면 제조기능이 고도화되고 유연성이 확보되는 만큼 생산 준비기간 단축, 생산속도 향상, 신차 투입 시 투자 비용 절감 등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핵심 기술로는 스팟 인더스트리 와이드 솔루션 외에도 물류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 등이 눈길을 끌었다.
물류로봇(AMR) 주행 제어 내재화 기술은 물류로봇 활용에 필요한 제어 및 관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내재화한 기술로 기존 전진 및 직진 이동만 가능하던 것과 달리 앞뒤 관계없이 전 방향 이동이 가능하며 좌우 바퀴 회전수를 제어해 중량물을 올린 상태에서도 물류로봇이 매끄럽게 곡선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또 'UAM 동체, 날개 자동 정렬 시스템'은 고중량의 UAM 동체와 날개를 1㎛(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자동 정렬해가며 정밀 체결하는 기술로 통상 3~5일 소요되는 과정을 단 몇 시간 작업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 센터 상무는 "이포레스트는 고객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제조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제조 시스템 혁신을 추구한다"며 "지속 가능한 협업 생태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