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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 변경 1년이 지난 현재 LS증권의 실적과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인수 당시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지난해 LS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166억원에 그쳤습니다. 자기자본은 2022년과 2023년 9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 8714억원으로 오히려 줄었고,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67% 수준으로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도 높아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LS증권은 물론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출시한 '투혼' 브랜드를 기반으로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을 개편하며, 고객 저변과 리테일 상품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입니다. 또 STO(토큰증권) 같은 신사업 진출과 함께 IB(투자은행) 사업부문의 조직 개편을 통해 기업금융 경쟁력도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빛을 발하기 위해선 자본확충 등 그룹의 지원이 필요하단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룹 측에선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LS네트웍스가 LS증권(당시 이베스트증권)을 인수하고 1년이 훌쩍 지났는데도 말이죠.
시장에서는 구자열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 LS MnM 대표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구 이사는 지난 3월 LS증권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멤버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LS증권 관계자는 "등기 임원으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고 LS증권의 그룹 편입 이후 기업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계열사로 녹아들기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LS그룹 관계자의 말은 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오너일가 3세이다보니 여러모로 경영을 알아야 하는 차원에서 맡게된 것"이라는 겁니다. 현재까지는 이사회 참석 외에 의미 있는 활동도 드러나지 않은 모습입니다.
사실 증권사가 그룹 내에서 담당할 수 있는 역할에도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입니다. LS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이나 IPO(기업공개) 업무의 경우, 현행법상 그룹 내 증권사가 대표 주관사를 맡을 수 없고, 인수단 참여 정도만 가능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초에 그룹 차원 지원이 없을거였다면 LS증권을 인수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업계는 LS증권의 향후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자본 확충을 통한 규모의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룹 편입 1년이 지난 시점에서 LS그룹의 지원 여부에 따라 LS증권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LS그룹이 언제쯤 LS증권 지원에 두 팔 걷고 나설 지, 또 LS증권은 그룹과 어떤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