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바이오시밀러 사업 분할
존 림 "양사 초격차 경쟁력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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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한다고 22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회사가 된다. 순수 지주회사로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국제 통상 환경 변화, 약가 인하 등 대외 정책·불확실성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바이오CDMO와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혼재돼 있는 근원적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 및 신규 투자를 맡아온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가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이사를 겸임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보유 지분 전량을 23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100%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로 편입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지분 인수를 계기로 바이오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봤다. 기존 CDMO 역량에 연구개발(R&D) 역량이 추가되면서 신약 개발이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CDMO 고객사들의 기술유출 우려로 이어지면서 경쟁력 저하 요소로 작용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생산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위탁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자사 관련 기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C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해 CDMO 고객사와 경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고객사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고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동시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해소해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이번 분할을 통해 독립 의사결정·체계를 더욱 더 공고히 함으로써 각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사업 확장 등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다. R&D 투자, 글로벌 마케팅 등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 및 공동개발 추진도 용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세대 바이오 기술 분야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내부 평가도 나온다.
분할은 오는 7월 29일 증권신고서 제출, 9월 16일 분할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등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 예정일은 10월 1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분할을 완료한다. 이어 10월 29일 존속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경 상장 및 신설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재상장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기업 분할은 주주가 기존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눠 갖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존 주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과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0.6503913 대 0.3496087의 비율로 교부받는다. 분할 비율은 현재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신주 배정 기준일 전날인 9월 29일부터 변경상장 및 재상장일 전날인 10월 28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거래는 일시 정지된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티어 CDMO'를 목표로 한 성장 전략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생산 능력·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거점 확대'의 '3대축 성장 전략'을 토대로 CDMO 역량 강화와 함께 항체·약물접합체(AD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사전충전형 주사기(PFS)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급격한 글로벌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민첩하게 대응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사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분할을 결정했다"며 "양사 모두가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