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통계 신뢰성 논란 여전…서울 아파트값 폭등세
부동산 시장 혼란 가중에 통계 발표 관련 부담 적잖을 듯
국토부 장관 인선 난항도 영향
|
30일 관가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지난해 7월 중순 손태락 원장의 후임 공모 절차에 착수했지만, 약 1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2월 임명된 손태락 원장은 작년 2월 26일 이미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불구하고 1년 4개월째 유임 상태다. 공공기관장 인선 절차가 통상 몇 달 안에 이뤄진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모가 무산된 셈이다.
후임 인선 실패 배경에는 통계 개편이라는 막중한 과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원이 공동 작성한 집값 통계에서 수 차례의 조직적 조작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실거래가 하락 폭을 고의로 줄이거나, 상승 구간을 누락하는 식으로 통계 신뢰를 훼손한 점이 드러났다. 부동산 시장의 핵심 지표를 만드는 기관으로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에 손 원장은 2023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별다른 인사 조치나 조직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진행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수사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해 빈축을 샀다. 이후에도 그는 유임된 채 통계 발표를 계속 맡고 있다.
결국 통계 개편을 이끌 책임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 같은 점이 오히려 인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빠르게 상승하면서 통계를 둘러싼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3% 오르며 2018년 9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중 성동구(0.99%)와 마포구(0.98%)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초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단기적으로는 집값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정부가 초강도 대출 규제를 내놓으면서 단기적으로는 집값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통계 발표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민감한 시장 흐름 속에서 발표되는 수치 하나하나가 시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향후 어떤 방식으로 통계를 개선하든 시장이나 정치권으로부터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시기에는 어떤 수치를 내놓더라도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통계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 기관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가까이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은 점은 부동산원장 인선 지연에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인재를 물색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데다, 국민추천제를 통해 접수된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데도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계 조작 논란이 불거진 지 수 년이 넘었지만, 부동산원은 아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지 못한 채 조직 개편이나 원장 교체 등 실질적 대응을 미루고 있다. 그 사이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통계의 공정성과 신뢰를 둘러싼 우려가 지속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 인사는 "부동산원장이 통계 신뢰를 회복하는 작업을 책임져야 하는 구조지만, 당장 외부 공격을 정면으로 맞는 자리라는 점에서 선뜻 나설 수 있는 후보가 많지 않을 것"고 말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아직 국토부 장관 후임 인선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부동산원장 인선 역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