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첼로티 "브라질 매우 높은 수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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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채 5점차로 대패했다. 전반 13분 이스테방(첼시)은 중원을 가르는 브루노 마갈량이스(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건네 받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선제골을 뽑았다. 41분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도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를 벗겨낸 뒤 오른 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0-2로 마친 한국은 반격할 틈도 없이 후반 초반 연달아 두 골을 더 얻어맞았다. 후반 2분 김민재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김주성의 백패스를 받은 김민재는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바로 가로챈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는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2분 뒤엔 백승호(버밍엄)가 패스를 받다가 공을 뺏겼고,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아 추가 득점했다.
순식간에 4점차로 벌어진 한국은 손흥민과 김민재, 이재성을 후반 18분 교체 아웃하고고 오현규(헹크),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를 넣어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후반 31분에도 백승호 대신 원두재(코르파칸)이 들어갔고, 36분엔 이강인이 빠지고 이동경(김천)이 투입됐다. 하지만 별다른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를 막는데 급급했다.
후반 32분 브라질은 또 추가골을 뽑았다. 브라질 진영에서 한국의 공격을 끊어낸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정확히 비니시우스에게 공을 전달했다. 엄청난 스피를 자랑하며 질주한 비니시우스는 이태석을 따돌리고 쐐기골을 성공시켰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LAFC)의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이 세워지는 날로 관심이 집중됐지만 0-5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재성(마인츠)도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의미하는 '센추리클럽'에 가입했지만 패배에 고개를 떨궜다.
피파랭킹 23위 한국은 6위 브라질과 상대 전적에서 1승 8패를 기록했다. 지난 1999년 김도훈의 결승골로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뒤 이날까지 6연패를 당했다. 5점 차는 한국-브라질 경기 역대 최다 격차 패배다. 2022년 6월 경기에서 1-5 패배가 브라질에 당한 가장 큰 점수차 패배였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경기 결과가 너무 아쉬운 만큼 속상한 마음이 기쁜 마음보다 크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파라과이전에서도 오늘처럼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대표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다양한 득점 루트로 골을 넣었기에 더 좋은 경기였다"며 "득점 패턴이 많아지면 승리로 향하는 해법도 다양해진다.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긍정적인 경기 결과"라고 밝혔다. 또 "한국 선수 중에서 손흥민(LAFC)이 인상 깊었다. 그는 '빅 플레이어'"라며 "한국이 오늘 대패한 건 브라질이 매우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