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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HD현대, 석화 구조조정 초읽기… 이달말 자구안 나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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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11. 17. 18:01

中 공급과잉 대응 위해 산업 조정 필요
양사 NCC 대산단지 통합안 제출 임박
현물·현금 출자 병행으로 지분율 조정
자구안 첫 사례로 타업계 확산 가능성
연말을 기한으로 추진되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충남 대산산업단지를 시작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호탄이 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간 설비 통합안 제출이 임박했다. 양사는 각자 출자를 통해 NCC 통합 법인을 출범시키는 방식으로 큰 틀은 잡아뒀고, 이르면 이달 말 세부 조정을 거친 자력구제안이 최종 제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관세 폭탄을 막아내는 데 총력전을 벌인 정부가 이제 국내로 시선을 돌렸고,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에 대한 대규모 재편에 드라이브가 걸린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산산업단지에서 도출된 자력구제안 초안에 더해 정부 지원책을 논의 중이다. 이번 롯데와 HD현대 간 구조조정이 울산·여수 등 타 산업단지, 나아가 철강 등 구조조정이 필요한 다른 산업군에 '모범 답안'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기초화학부문의 NC 공장 가동률은 3분기 70%에 미치지 못했다. 2023년 88%에서 지난해 81%를 기록한 데 이어 가동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범용 화학제품에 대한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가동률을 지속 하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NCC 공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실제 HD현대케미칼과의 설비 통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로, 양사는 이르면 이달 말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케미칼은 NCC설비 등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큰 틀은 잡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케미칼은 현금을 출자해 합작사를 설립, 양사 지분율을 비슷하게 조정할 전망이다. 현재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 지분이 60%, 롯데케미칼 지분이 40% 수준이다.

양사가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친 만큼 관건은 설비에 대한 가치평가 등의 세부 사항과, 정부 차원의 지원 등이다. 앞서 김정관 산업장관은 기업들 간의 합의가 어느 정도 틀이 잡힌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감축 및 자구 노력을 한 만큼 정부의 지원을 토대로 여타 산업 단지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대산산단에서 제출하는 자구안이 각 산업단지에도 선례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대산산업단지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산 477만톤 정도지만 여수에서는 626만톤, 울산에서는 176만톤의 생산능력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전체적인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앞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말까지 대산에서 가능한 자구 노력 및 감축 노력을 기반으로 정부 지원안까지 마련되면 이를 예시로 여수, 울산 단지도 정부의 지원을 고려해 빠르게 (자구노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에서 정부도 고통분담을 필수 조건으로 내세운 만큼 먼저 자구안이 나오면 곧 타 산업단지 등에서도 자구안을 내놓거나 논의가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조정 사례를 향후 다른 산업에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석화산업은 현재 중국발 범용 제품 공급 과잉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석화 산업뿐만 아니라 철강업 등 국내 제조업이 전반적으로 중국 공급과잉 등으로 현재 부진을 겪는 만큼, 대산산단에서의 사례를 기반으로 경쟁력 고도화 방안을 선제적으로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김 장관은 "기존의 구조조정은 정부가 주도해서 진행했는데, 이 방식보다 기업이 합의하면 정부가 지원하고 산업이 구조개편해나갈 수 있도록 하면 유사 업종에도 좋은 예(샘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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