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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가계대출·집값 ‘3高’에···‘금리 동결’로 기우는 마지막 금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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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11. 24. 18:14

집값 급등·고환율·가계대출 부담…금통위 ‘동결론’ 우세
“금융안정 우선”…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 사실상 꺾여
금통위 참석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월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서울 집값이 이달 들어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480원대를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과 가계대출 급증 우려도 금리 동결론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 한국은행이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통위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최종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 대신 금융 안정을 선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4차례 연속 동결'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는 경기 회복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동결될 전망"이라며 "추가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들이 완화되기 쉽지 않아 내년 금리 인하 기대도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금융안정이 개선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인하를 할 이유가 없다"며 "시장금리는 이미 11월 기준금리 동결을 100%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 동결 전망이 힘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이다. 정부가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잇단 규제책을 내놨지만 서울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72% 올라, 2020년 9월(2.00%)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가 자칫 주택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확대해 부동산에 불을 붙이지 않겠다"고 밝히며 금리 동결에 무게를 실은 바 있다.

또 다른 부담요인은 환율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15시 30분 기준)은 1477.1원으로,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환율에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9% 올라 1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더해 환율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69조2738억원으로, 이달에만 2조6519억원 늘었다. 이미 지난달 전체 증가폭(2조527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대출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권이 주택대출 접수를 제한하고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지만 기준금리까지 인하될 경우 대출 수요가 다시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잔존하는 대외 불확실성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통화당국은 일부 자산시장에 지나친 과열 징후가 나타날 경우 정부의 대응책과 조화를 고려하면서 속도를 조절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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