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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눈발 속 폴 리카르 달린 GV60 마그마…231㎞/h 질주도 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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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카스텔레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11. 25. 06:00

폴 리카르 서킷서 지난 21일 시승
GMR 소속 다니엘 훈카데야 운전
시속 231㎞에도 고속 주행 안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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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카르 서킷을 주행 중인 GV60 마그마./제네시스
프랑스 남부의 르 카스텔레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1년 내내 맑고 건조한 날이 많아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GV60 마그마 시승 당일이었던 지난 21일(현지시간) 르 카스텔레에 위치한 폴 리카르 서킷에는 '보기 드문' 눈발이 날렸다.

볼라르드 라인(트랙 가장자리의 특징적인 파란색과 빨간색 줄무늬 구역)이 끝없이 이어진 트랙 위로 날리는 희뿌연 눈속에서도 제네시스의 'GV60 마그마'는 강렬하게 그 자리에 서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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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날리는 프랑스 르 카스텔레에 위치한 폴 리카르 서킷의 모습. 오래 산 현지인들도 이곳에서 눈을 본 적은 없다고 했다./김정규 기자
이날 시승한 제네시스 GV60 마그마는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로 양산셩 고성능 모델로 공개한 차다. 향후 10년을 책임질 럭셔리 고성능의 마그마 전략의 그 시작점을 담당하는 모델이다.

이날 택시 드라이빙을 담당한 드라이버들은 내년부터 WEC(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의 대표 드라이버들이었다. 안드레 로테러(Andre Lotterer), 피포 데라니(Pipo Derani), 마티스 조베르(Mathys Jaubert) 등이 드라이버로 나섰고, 이날 기자가 탑승한 차량의 운전석에는 다니엘 훈카데야(Daniel Juncadella)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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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드라이버 재키 익스(앞줄)와 제네시스 모터 레이싱(GMR) 소속 드라이버들이 지난 21일 폴 리카르 서킷에서 시승을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다니엘 훈카데야는 포뮬러 원과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을 거쳐 IMSA, WEC 등 세계적 내구 레이스에 출전한 선수로, 올해 유럽 내구 레이스 '르망24시'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부터 GMR의 하이퍼카 라인업에 합류하는 것이 확정됐다.

이내 서킷에 들어선 GV60 마그마에게 푸른 신호가 떨어졌고 가속 페달을 떼며 런치컨트롤을 사용하자, 전기차 특유의 가속이 머리를 먼저 밀어붙이는 듯했다. '런치컨트롤'은 토크를 미리 최대로 확보해 출발 반응을 빠르게 만드는 마그마 전용 특화 기능이다. 엄청난 가속과 함께 GV60 마그마는 순식간에 시속 100㎞를 돌파했다. GV60 마그마의 공식 제로백은 3.4초라는 수치가 몸으로 생생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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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카르 서킷을 주행 중인 GV60 마그마./제네시스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놀라웠던 점은, 마그마 전용으로 세팅된 서스펜션과 보강된 차체가 즉각적으로 무게 이동을 통제하며 불필요한 차체 롤(쏠림 현상)을 꽉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일반 GV60보다 확실히 날 선 세팅이었다.

이날 시승한 고성능 전기차의 성능을 확인하기에 폴 리카르 서킷은 여러모로 적합한 곳이다. 폴 리카르 서킷은 지난 1969년 개장한, 르망 24시 레이스를 포함 각종 내구 레이스의 트랙으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22년까지 포뮬러 원이 개최됐고, GV60마그마가 1랩(약 5.842㎞)을 돌 때 걸리는 시간은 단 2분40초에 불과하다.

특히,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는 GMR의 기술 거점 본거지인 GMR 워크샵도 자리하고 있어, 마그마 라인업의 탄생 배경과 현장감이 더해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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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카르 서킷을 주행 중인 GV60 마그마./제네시스
눈발이 간헐적으로 트랙을 적시는 상황에서도 차는 한 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미끄러움에 대비해 전자식 토크 벡터링(e-LSD)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구동력을 앞뒤로 민첩하게 분배한 덕분이다.

고속 코너링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차체 전체에서 느껴졌다. 미세한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차량은 운전자의 의도대로 금세 진행방향을 다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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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km에 달하는 직선구간에 들어서자 GV60 마그마의 속도가 시속 231km을 기록하고 있다./김정규 기자
긴 좌측 코너를 빠져나가자, 길게 뻗은 1.8㎞에 달하는 '미스트랄 스트레이트(Mistral Straight)'가 나타났다. 훈카데야 선수는 가속 페달을 완전히 밟았고, 차량의 성능에 만족한 듯 엄지를 치켜들었다.

차량은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서더니, 계기판은 이내 231㎞/h를 가리켰다. 서킷 특성상 횡풍이 종종 강하게 치는데도 차체는 가볍게 흔들릴 뿐 곧바로 자세를 잡는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GV60 마그마의 최고 속도는 시속 264㎞다.

연속되는 좌·우 코너에서 차는 앞머리를 예리하게 집어넣었다. 코너 초입에서 적극성이 매우 뛰어난 듯한 느낌이었고,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떠밀리는 느낌도 훨씬 줄어든 느낌이었다. 코너에서 연석을 밟을 때마다 덜컹 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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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리카르 서킷을 주행 중인 GV60 마그마./제네시스
과장하지 않아도 되는 자신감, 전기차 특유의 민첩성, 여기에 제네시스 특유의 정제된 감성까지 더해져 '마그마 라인업의 첫 단추'로서 충분히 설득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이 차를 두고 미디어 간담회에서 "'잠재력이 어느 정도 일까'하는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며 "타봐야 그 진가를 아는 차"라고 설명했다. 송 부사장의 말과 자신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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