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인생의 증인이었다" 마지막 인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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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생전 고인과 작품을 함께했던 동료와 후배들이 연이어 조문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꽃보다 할배'를 함께한 백일섭은 "95세까지 연기하자고 약속했는데 이렇게 먼저 가실 줄 몰랐다"고 했고, 장용은 "55년을 함께한 선배였다.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늘 말하던 분"이라며 고인의 연기 인생을 떠올렸다.
배우 손숙은 "말년에 연극을 함께 많이 했다. 오라버니 곧 만나 연극하자"고 작별 인사를 전했고, 최수종은 "살아 있는 역사이자 증인이셨다"고 했다.
이승기는 "결혼식 주례를 봐주셨고 영화 출연도 선뜻 결정해주셨다"며 "아내(이다인)와 병문안 당시 엘리베이터 앞까지 배웅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슬픔을 전했다.
'야인시대' '장희빈'에 출연했던 김학철은 "늘 버팀목이 되어주셨다"고 했고 '하이킥'의 정준하는 "조만간 찾아뵙겠다던 마음이 괴롭다"고 했다.
원로 배우 김성환은 "연예계의 가장 큰 어른이었다. 바르고 정직하게 살며 일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큰 별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했던 박근형, 이서진, 나영석 PD를 비롯해 정보석, 최다니엘, 서신애, 진지희 등 다수의 배우와 방송인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연예계뿐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진정한 국민 배우를 보내드리는 길에 함께해달라"고 했다.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한복 장인 박술녀 원장은 이순재의 수의를 직접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고인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게 직접 전달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극·영화·방송 전 영역을 넘나들며 칠십 년 가까운 시간 동안 국민과 함께 울고 웃어주셨다"며 "선생님이 남기신 발자취는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어 "선생님, 우리 모두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는 말로 고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도를 전했다.
이어 "140편이 넘는 작품을 남기며 드라마·연극·예능·시트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연기에 대한 진정성과 인간적인 면모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후학 양성과 의정 활동을 통해 예술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문화예술인이었다"고 고인의 발자취에 경의를 표했다.
이순재는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으며 이미 한국 문화예술계에서의 공적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었다.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 문화 향유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되는 문화훈장에서 배우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받은 사례는 2021년 윤여정, 2022년 이정재 이후 3년 만이다.
문체부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한 고인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우리 시대 최고참 현역 배우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밝혔다.
한국방송대중예술인단체연합회는 KBS 본관·별관에 추모 공간을 마련해 30일까지 조문을 받을 예정이며, 27일 별도의 영결식 개최도 논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