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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막식에는 또 럼 서기장을 비롯해 르엉 끄엉 국가주석, 팜 민 찐 총리 등 현 지도부는 물론 농 득 마인 전 서기장 등 원로들과 전국 560만 당원을 대표하는 1586명의 대의원이 참석했다. 대회장 주변은 휴대전화 전파 차단 장치가 가동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고 비장한 표정의 대의원들은 25일까지 이어질 본격적인 전당대회 대장정에 돌입했다.
◇ '4대 기둥' 흔들리나… 럼 서기장, 1인 체제 굳히기?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권력 구조의 재편이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서기장(당), 국가주석(외교·국방), 총리(행정), 국회의장(입법)이 권력을 나누는 '4대 기둥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현지 정가와 외교가에서는 럼 서기장이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강력한 1인 집권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이날 럼 서기장이 관례를 깨고 정치보고, 사회경제보고, 당 건설 보고 등 3대 보고서를 하나로 통합해 직접 발표한 것은 그의 장악력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통치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가 국가주석직까지 겸직하며 중국·라오스·북한 식의 강력한 통치 모델을 도입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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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당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절박함'과 '효율'이었다. 이날 정치보고에 나선 럼 서기장은 지난 임기의 성과를 "세계가 인정하는 안전과 안정의 '밝은 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절대로 승리의 월계관 위에 잠들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럼 서기장은 현재 베트남이 △제도 △자원 △인프라 등 '3대 병목'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문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해법이 나온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전환해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모든 자원을 뚫어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는 통상적인 공산당 대회의 성과 나열 식 관행을 깬 것으로 국가 운영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조를 선언한 셈이다.
르엉 끄엉 국가주석 역시 개회사에서 "성장이 잠재력에 미치지 못하고 생산성이 낮으며 경제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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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산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2026~2030년 연평균 GDP 성장률 10% 이상'이란 공격적인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는 지난 5년 목표치(6.5~7%)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말 그대로 경제 총력전을 예고한 셈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히든카드는 민간 경제다. 이번 보고서는 민간 경제의 위상을 기존의 '중요한 동력'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 중 하나'로 격상했다. 베트남 경제의 맏형 노릇을 해온 국영기업이 주도권을 내려놓고, 삼성 등 외국인 투자기업(FDI)과 빈그룹 등 현지 민간 기업들이 성장의 기관차 역할을 맡게 됨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제도 혁명'을 약속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위해 작성된 정치보고서 초안은 국가 관리 방식을 기존의 사전 통제에서 사후 모니터링으로 대전환하겠다고 명시했다. 인허가 지연으로 악명 높은 베트남의 행정 절차를 뜯어고쳐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AI(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통제된 샌드박스(규제유예)를 도입해 혁신을 가로막는 법적 장벽을 제거하기로 했다. 전당대회 직전, 군 통신기업 비엣텔이 2027년 시범 생산을 목표로 베트남의 첫 반도체 공장(FAB) 착공에 나선 것도 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모색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 국방·안보와 동급이 된 '외교'… 韓 기업엔 기회
대외 전략의 무게 중심도 이동했다. 대외 관계 및 국제 통합도 국방·안보와 동등한 "중요하고 상시적인 임무"로 격상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외교를 단순한 친선 도모가 아닌, 국가 생존과 경제적 실리를 챙기는 핵심 수단으로 재정의한 것이다. 이는 '전략적 자주'를 바탕으로 기술 확보, 공급망 편입 등 실리 외교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국익을 극대화하려는 베트남 특유의 실리적 셈법과 대나무 외교도 한층 더 정교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번 당대회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트남이 '생산성 향상'과 '기술 도약'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이제 베트남은 단순 조립 공장을 넘어 기술 이전과 R&D(연구개발)센터를 원하고 있다. 연 10% 성장을 목표로 내건 인프라·에너지·디지털 전환 시장에 단순 투자자가 아닌 '기술 파트너'로서 적극 진출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