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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된 트럼프發 관세 리스크… 車업계 대미수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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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25%로 재인상 시사]
車 업계 연간 8.4兆 관세 부담 직면
제약·바이오 현지 생산으로 영향 최소
반도체 영향권 밖… 변동성 예의주시
현대차·기아 관련주 일제히 하락 마감
산업계가 트럼프발(發) 관세 재인상 압박에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절차 지연을 문제 삼으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현행 15%에서 25%로 재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다. 정부와 산업계는 관세 재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전방위 대응 검토에 착수했으며, 자동차·반도체·제약바이오 등 주요 업종 기업들은 정부의 향후 대응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7일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발표와 관련해 잠수함 수주 차 방문한 캐나다 일정을 마친 후 방미 일정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언제, 누구를, 어떻게 만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용필 산업부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캐나다 일정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방미 일정 역시 미국과 조율 중에 있고, 우리가 단독으로 미국에 간다고 해도 해결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긴급대책 회의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일제히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를 15%로 내린 후 3개월 만에 또다시 대규모 관세 장벽에 막히면서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전날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김 장관 등과 함께 캐나다로 출국한 이후 발생한 일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장관이 관세 재협상을 위해 방미 일정을 소화할 경우 정 회장도 지원사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는 미국발 고율 관세로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2~3분기에만 4조6000억 원(현대차 2조6000억 원·기아 2조원) 규모의 대미 자동차 관세를 냈고, 이후 몇 달간의 한미통상협상을 거쳐 25% 관세를 15%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3개월 만에 또다시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로 복원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연간 8.4조 원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즉 15% 관세가 적용되던 대미 자동차 수출에 있어 3.1조~4.4조 원의 추가 관세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미자동차 수출 수익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 관세 적용 시 자동차 업계는 7.5%의 영업 이익을 유지할 수 있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25%로 적용될 경우 영업이익률은 약 6.3%로 하락하게 된다. 즉 수익성 부분에서 1.2%포인트(p)~1.8%p 하락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15%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 토요타와 독일 폭스바겐 등 경쟁사 대비 10%p 고관세를 더 부담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가격 경쟁력 상실과 인센티브 축소라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그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번복이 잦았던 만큼 주요 기업들은 마련해둔 전략을 점검하며 차분히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셀트리온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는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확보함으로써 관세에 관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 모든 리스크로부터 구조적으로 탈피했다"면서 "미국 현지에 입고된 2년치 공급 물량을 통해 관세 영향 없이 제품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 역시 이미 관세 리스크 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존 캐나다(USMCA)에 추가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CMO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관세 및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현재 기준 한미 관세 영향권 밖이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 등 주요 한국 반도체 생산국을 향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실 이를 현실화하기에는 여러 걸림돌은 있다.

미국 내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점유율이 최대 90%인 것으로 알려져, 관세를 올리면 미국 경제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급변할 수 있다는 점, 미국 관세 정책이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부담이다. 따라서 삼성과 SK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이날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1% 내린 48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35.26포인트(2.73%) 상승하며 5084.85포인트에 마감한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한대의 기자
안소연 기자
배다현 기자
김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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