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속 안전자산 금은 랠리 '종지부'
전문가 "인플레·부채 산적한 상황서 성급한 금리 인하, 투자자 신뢰 흔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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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이번 인사가 연준의 정책 방향과 역할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전면에 불러냈다고 평가했다.
워시 지명자는 연준 이사 재직 이후 줄곧 중앙은행의 역할 확대와 자산 급증을 비판해 온 인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워시 후보자가 연준의 기존 운영 방식에 대해 '체제 전환(regime change)'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했고,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워시 지명자는 특히 기존 통화정책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하며 인공지능(AI) 확산이 생산성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고 FT는 전했다. AI에 따른 생산성 급증이 금리 인하 여지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시 지명자는 연준이 활용해 온 인플레이션 분석 체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크로 경제를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며 "연준이 사용하는 인플레이션의 핵심 이론이 무엇인지를 재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FT는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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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지명 소식은 발표 직후 금융시장, 특히 귀금속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다. FT는 "금 및 기타 금속 가격이 30일 급락했다"며 "워시의 연준 의장 지명이 그동안 이어지던 귀금속 랠리를 꺾었다"고 보도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 가격은 지명 소식 이전까지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하루 만에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금값은 29일 장중 온스당 약 5600달러까지 올랐다가 30일 최대 11% 하락하면서 약 480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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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조정은 금에 그치지 않고 은과 백금 등 귀금속 전반으로 확산됐다. FT는 올해 들어 금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은이 하루 만에 사상 최대 낙폭인 26%를 기록했으며 백금 역시 하루 만에 18% 급락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과열 해소 국면인 전형적인 고점 신호라고 해석하고,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과 혼란이 확대되고 있다고 FT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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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의 지명설이 전해진 직후 달러가 반등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하면서 달러 강세 흐름은 더욱 분명해졌다.
이는 시장에서 워시가 이끄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더 엄격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난 1년간 금 강세론의 핵심 근거였던 달러 가치 약세 우려를 약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FT는 분석했다.
◇ "이론의 시험대 오른 워시"…전문가들 '승자의 저주' 경고
하지만 워시 지명자가 직면할 정책 환경은 쉽지 않다.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 3차례 연속으로 0.25%포인트(p)씩 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이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낮은 수준의 고용 증가 및 안정화 조짐을 보이는 실업률, 2026년 성장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시장에서는 최소한 6월 이전까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 워시 지명자가 공언해 온 정책 방향을 실제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그의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이 훨씬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거시경제·정책 분석 전문 리서치 기관 TS 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에 이번 지명을 두고 "그의 명성이 걸린 일이며 일종의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가 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부채 속에서 금리를 훨씬 더 낮추는 것이 투자자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