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생산 중단에 가스값 50% 급등...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가시권
뉴욕증시 혼조·국채 수익률 상승…고유가 장기화 우려 확대
|
미국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기술주 중심의 회복력을 보이며 보합권 혼조 마감했으나 에너지 공급망 마비에 따른 세계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음은 한층 커지고 있다.
◇ '최후의 카드' 꺼낸 이란 "호르무즈 통과 선박 불태울 것"
이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화하고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을 통해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며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이란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그간 아껴왔던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으며 전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상 물동량은 급감하고 있다. 닛케이의 선박 정보 분석에 따르면 2월 28일부터 3월 1일 사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LNG 선박은 이전 대비 약 80% 감소했고, 유조선도 약 50% 줄었다.
|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에서 한 브리핑에서 군사적 목표 달성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추가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어렵고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군의 피해도 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작전으로 전사한 미군 장병이 6명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도 확산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은 드론 공격으로 터미널 건물이 파손되고 직원이 다쳤으며, 유명 관광지인 팜 주메이라 호텔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이에 UAE는 이란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사절단을 철수했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란 드론 2대가 메사이드 발전소와 라스라판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
중동 '하늘길 마비'도 이어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바이 주민들이 분쟁을 피해 오만·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해 역외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전세기 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두바이의 절반이 예약 중"이라며 오만 무스카트공항의 착륙 슬롯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전세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항공 데이터 그룹 시리움(Cirium) 자료를 인용해 이날 예정됐던 항공편의 절반 이상이 취소됐고,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1만1000편 이상이 취소돼 100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럽연합(EU) 항공안전기구는 민간 항공기에 대해 역내 전체 비행 자제 취지의 경고를 내렸다며 수요 급증 속에서 '검증·인증된 항공기'를 구하는 것이 '까다로운 문제'라고 업계 관계자가 말했다고 전했다.
|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 타격을 입으면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폭등했다. 영국 런던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고, 장중 한때 82.37달러까지 치솟아 13% 급등세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역시 6.3% 오른 71.23달러에 마감했다.
천연가스 시장의 충격도 컸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가 라스라판 LNG 시설 가동 중단 여파로 네덜란드 TTF 거래소 천연가스 선물 근월물 종가는 1㎿h(메가와트시)당 44.51유로로 전 거래일 대비 40% 급등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카타르 LNG 생산 중단이 유럽 가스 가격을 50% 이상 급등시켰다고 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 플라츠(S&P Global Platts) 데이터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100만BTU당 15.068달러로 전장 대비 약 40% 올랐다.
UAE와 카타르는 미국의 군사작전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출구전략(off-ramp)' 마련을 위해 동맹국들을 상대로 물밑 설득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
이날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만8904.78로 -0.15% 하락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6881.62로 0.04% 상승, 나스닥 종합지수는 2만2748.86으로 0.36%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8% 하락 개장했지만, 낙폭을 만회했고, 장중 상승 전환과 보합권 등락을 반복했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2.99%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1.48% 상승했다. 엑손모빌(1.13%)·셰브런(1.52%) 등 에너지 기업도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강세였다. 다만 전쟁 장기화 시 고유가가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로 상승 폭은 제한됐다.
스미드 캐피털매니지먼트의 빌 스미드 창업자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가 일시적 영향을 미치고 석유시장의 문제 역시 사라질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미 국채 수익률 상승...아시아 증시 하방 압력, 유가 급등·채권 약세 여파
글로벌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 가격은 오히려 하락세(국채 수익률 상승)를 나타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Tradeweb)에 따르면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04%로 전 거래일 대비 8bp(1bp=0.01%포인트) 급등했고, 2년 만기 수익률은 3.48%로 전 거래일 대비 10bp 급등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지만, 유가 급등세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수익률을 끌어올린 흐름이다.
하이리지 퓨처스의 데이비드 메거 금속트레이딩 디렉터는 "현재 시장은 후속 공격이 앞으로 수주일간 이어질지 여부를 가늠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금 가격을 지지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아시아 증시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채권 수익률 상승의 여파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과 호주의 주가지수 선물이 하락세를 보였고, 홍콩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