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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력 잃은 트럼프의 ‘이란 전쟁’… 유가 폭등·동맹 이탈·의회 압박 ‘삼중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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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22. 08:59

이란, 호르무즈 봉쇄·미사일 반격으로 대응
"군사적 승리" 주장과 충돌하는 전쟁 현실
'예스맨 내각' 속 견제 실종… 외부 압박 전쟁 결정 구조
"출구전략 제시" 의회 압박 속 2000억달러 예산 통과 난항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함께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EPA·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든 21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각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통제력 약화와 출구 전략 부재를 지적했고,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내부 의사결정 구조의 한계를 분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동맹 압박과 군사 옵션 확대를 둘러싸고 정책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가스값 급등·동맹 이탈… 통제력 잃어가는 '이란 전쟁'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단기적인 외출(short excursion)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더 많은 부대가 배치를 준비하는 등 상황이 자신의 손을 벗어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어적인 태도로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돕지 않는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을 겁쟁이(cowards)라 불렀고, 작전이 계획대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사적으로 승리했다는 그의 선언은 걸프 지역의 석유와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지역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가하는 이란의 대응과 충돌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은' 군사 개입에서 벗어나겠다고 약속하며 취임했지만, 이제 자신이 시작한 분쟁의 결과나 메시지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에서 중동 협상가로 활동했던 에런 데이비드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라는 상자를 스스로 만들었고 빠져나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그의 가장 큰 좌절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 백악관 관리는 이란 최고 지도자 다수가 표적 살해로 제거되고, 해군 대부분이 침몰했으며, 탄도미사일 무기고가 대부분 파괴됐다며 이를 논쟁의 여지가 없는 군사적 성공이라고 반박했다.

로이터는 분석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오판이 실존적 갈등에 대한 이란의 대응을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과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존 배스는 갈등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엇나갈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브렛 브루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외교 정책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뉴스 사이클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서사 통제력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 매체를 향해 반역(treason)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펴며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

밴스 헤그세스 케인
미국 J.D. 밴스 부통령(왼쪽부터)·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댄 케인 합참의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미국 육군 벤자민 페닝턴 병장의 유해 이송 의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반대 없는 '예스맨' 내각… 백악관 내부 견제 실종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 결정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등 외부 인사들과 일부 보수 평론가들의 영향 속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최측근 고문들은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강한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사적인 자리에서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해 질문을 제기했고,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지를 이해하도록 도왔으나, 이를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직접적으로 지적한 인사는 거의 없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조언자들이 무언가를 고려했는지 묻기보다는 자신이 원할 때 그저 "네, 알겠습니다(Yes, sir)"라고 답할 사람들을 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행정부 내 분열은 없으며 전체가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반박했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함이나 전문성에 관계없이 모든 보좌진의 의견을 구하며 솔직한 피드백을 기대한다고 옹호했다.

조 켄트 전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은 미국 국민에게 혜택이 없는 전쟁에 다음 세대를 싸우고 죽도록 보낼 수 없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밴스 부통령은 켄트의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면 행정부의 모든 구성원이 이를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전쟁을 지지했다.

터커 칼슨과 스티브 배넌 등 마가(MAGA) 운동의 유력 인사들은 갈등을 비판했지만,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란의 임박한 위협 여부를 결정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IRAN-CRISIS/
이란 시민들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진행된, 금식월인 라마단이 끝난 것을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동맹국 '외면' 속 커지는 딜레마… 美 군사적 선택지는?

로이터는 미국이 외교·군사·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며 동맹국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악관 관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을 배치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나토 회원국과 다른 외국 파트너들의 저항에 허를 찔렸고, 일부 보좌관들은 고립돼 보이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출구(off-ramp)를 찾고 군사 작전 범위에 제한을 설정할 것을 조언했다.

분석가들은 동맹국들의 기피가 협의되지 않은 전쟁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복귀 이후 전통적인 동맹을 경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공격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반면, 이스라엘 측은 미국과 조율됐다고 밝히면서 양측 간 이견도 표면화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카르그섬의 석유 허브를 장악하거나 연안에 병력을 배치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군사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경우, 적대적인 이란을 남겨두게 돼 걸프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국정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4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진행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AP·연합
◇ "출구전략 내놔라" 의회 압박… 2000억달러 전쟁 비용 추가 예산 난항

AP통신은 의회가 전쟁의 종료 시점과 방식, 비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출구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60일 동안 군사 작전을 수행할 재량권을 가지고 있지만, 45일이 되는 시점에는 무력 사용 권한 부여를 요청하거나 매우 명확한 출구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뼛속에서 느껴질 때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목표가 불명확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탄도미사일 생산 수단 제거와 해군 무력화 등 초기 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이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인정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국방부의 2000억 달러 전쟁 자금 추가 요청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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