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日회담 결산, 日호르무즈 파병 관리성공…韓, 트럼프 압박 대응모델 참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22010006322

글자크기

닫기

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3. 22. 08:43

한반도 주변 긴장·공급망 위기 대비, 일본의 '법적 선 긋기+경제 투자' 조합 주목
clip20260322083933
다카이치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 요구를 법적 한계로 물리치며 군사적 부담을 효과적으로 관리한 가운데, 대안으로 에너지·희토류 분야 대미 투자 확대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확보했다. 한국 관점에서 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국 비용 분담' 압박이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일본의 이 접근법이 한미일 안보 공조 속 현실적 대응 사례로 읽힌다. 한반도 주변 긴장 고조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상황에서 한국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호르무즈 파병 요구에 일본의 '법적·현실적 대응'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을 포함한 일본·한국 등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민간 선박 호위 작전 참여를 요구하며 부담 분담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법률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과 불가능한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전투 해역으로의 자위대 함정 파견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했다. 헌법 9조와 안보 관련 법제의 구조적 한계를 근거로 한 일본 정부의 입장 표명이다.

미국 측은 나토의 소극적 반응과 대비해 일본을 "책임 있는 동맹국"으로 평가하며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의지를 공감했으나, 구체적인 군사 기여 확대에는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이 과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제시하는 부담 패턴의 실상을 보여준다. 북한 도발이나 대만해협 긴장 등 한반도 주변 사태에서 유사한 요구가 한미일 협력 틀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본 사례는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 수립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10조 엔 규모 대미 투자: 에너지·광물 중심 실리 확보
일본은 파병요구를 완곡히 차단하며 대신 약 10조 엔 규모에 달하는 대미 투자 2단계 계획을 정상회담에서 제시했다. 소형 모듈 원자로(SMR) 건설, 가스 화력발전소 증설, 데이터센터 관련 인프라 구축, 남조도 인근 해역 희토류 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미국의 AI 붐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중국 중심 공급망 재편 요구에 부합한다. 미국 내 전기요금 상승세와 에너지 안보 불안 속에서 일본 기업들의 안정적 투자처 확보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는 한국 산업계와 정부에 직접적 파장을 미친다. 반도체·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급에서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미일 간 공급망 협력이 한국의 다변화 노력에 경쟁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LNG 수입(호르무즈 경유 물량 상당 부분)과 원전·신에너지 기술 분야에서도 일본의 미국 투자 성과가 한국 기업들의 대미 진출 참고사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 국면에서 일본이 투자 확대를 통해 협상 테이블에서 협상력을 확보한 점은 한국의 통상 전략 수립 시 참고할 지점이다.

◇대만해협 공조 재확인 속 '동맹 부담 재분배' 현황
미일 양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전략 추진을 통해 대중 억제 공조의 기본 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목할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부담 요구를 대규모 경제 협력 패키지로 상쇄한 '현실적 재조정' 과정이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전체에 제시하는 부담 분담 패턴이 이번 미일정상회담을 통해 구체화됐다. 호르무즈 해협 사례처럼 군사적 압박이 한반도 상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본의 대응 방식은 군사 확대 대신 에너지·투자 중심의 경제 협력으로 실리를 추구하는 접근법의 실효성을 보여준다. 글로벌 공급망 안보와 미국 내 생산기지 확충을 둘러싼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이러한 국면에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일 정상회담은 한국에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관계 관리에서 참고할 구체적 사례를 제공한 셈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