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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란전서 ‘조용한 지원’…미군 작전 핵심 기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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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3. 24. 09:04

영·독·이탈리아 등 기지서 급유·무장·출격 지원
WSJ "유럽 주둔 미군 네트워크, 중동 작전 전초기지"
IRAN-CRISIS/BRITAIN
23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글로스터셔 페어퍼드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 공군 B-52 전략폭격기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투입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럽이 공개적으로는 거리를 두면서도 실제로는 미군 작전을 지원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유럽 각국의 미군 기지가 연료 보급과 무기 적재, 출격 준비 등 군사 작전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미군 폭격기와 드론, 군함이 영국·독일·포르투갈·이탈리아·프랑스·그리스 등 유럽 각국 기지를 통해 연료와 무장을 보급받고 출격했다.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는 드론 작전 통제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영국 페어퍼드 공군 기지에서는 B-1 전략폭격기가 무기와 연료를 적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의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함은 화재 피해 수리를 위해 그리스 크레타섬 기지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최고 군사령관인 알렉서스 그린케비치 미 공군 대장은 최근 미 상원 증언에서 유럽 동맹국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유럽에는 약 40개의 미군 기지와 8만여 명의 미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어 중동과 아프리카 작전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유럽 기지를 활용하면 이동 거리가 짧아지고 비용 부담이 줄어들며 신속한 전력 투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이 전쟁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해 왔지만 실제로는 유럽 기지 네트워크가 미군 작전 수행에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유럽 기지가 정보 수집과 정찰, 통신, 보급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중동 작전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유럽 각국 정부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으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은 자국 내 공동 운영 기지를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일부 미군 항공기는 독일과 프랑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역시 초기에는 미군의 자국 기지 사용을 제한했지만, 이후 이란 미사일 발사 시설을 겨냥한 방어 목적 작전에 한해 페어퍼드 공군 기지 사용을 허용했다.

독일 정부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며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 주요 시설이 작전 수행에 활용되고 있다. 람슈타인 기지는 드론 작전 지휘와 장거리 공격 조율, 병력·장비 수송을 위한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아비아노 공군기지와 프랑스 이스트르 르 튀브 공군기지에서는 공중급유기가 운용되며 장거리 폭격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 포르투갈 아조레스 제도의 라제스 공군기지도 미군 공중급유기 수십 대가 배치된 물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베이 기지는 미군 정찰기의 신호정보(SIGINT) 수집 임무 수행에 사용되고 있으며 루마니아도 미군 정보 및 물류 자산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가 만나는 전략적 위치에 있어 미군 전력 전개에 필수적인 지역이라고 평가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국방 전문가 벤스 네메스는 "유럽 기지 네트워크는 미국의 글로벌 군사력 투사의 핵심 기반"이라며 "유럽과의 군사 협력 관계가 단절되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증가해 미국에 큰 손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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