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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기업 퇴출 속도 낸다…금감원, 코스닥 170개사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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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6. 03. 29. 18:25

회계법인 10곳 등 포함 심사·감리
회계·공시·자금조달 전방위 점검
상장폐지 제도 개편 맞물려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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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올해 분식회계에 대한 무관용 기조를 공식화하며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에 속도를 낸다. 단순한 회계 점검을 넘어 한계기업 징후와 취약한 자금조달 구조, 부실 공시 가능성까지 함께 겨냥해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문제 기업을 조기에 가려내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상장법인 등을 포함한 170사에 대한 재무제표 심사·감리와 10개 회계법인에 대한 감사인 감리를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분식회계로 연명하는 코스닥 부실기업의 신속 퇴출을 위한 엄정 감리를 예고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회계감리를 시장 퇴출 시스템과 연결했다는 데 있다. 금감원은 중점심사 회계이슈, 한계기업 징후, 상장예정, 장기 미감리, 횡령·배임 발생 여부 등을 기준으로 표본심사 대상을 고를 계획이다. 한계기업 징후에는 관리종목 지정요건 근접, 연속 영업손실, 계속기업 불확실성 등이 포함된다. 회계오류 수정 규모가 투자자나 채권자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액의 4배 이상이거나 최근 5년간 3회 이상 수정한 기업도 혐의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짚은 위험 신호와 맞닿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RF 토탈 솔루션 기업 센서뷰는 지난 11일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에서 감사의견은 적정이지만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기재됐다고 공시했다. 이어 27일에는 전환사채 발행결정 철회와 관련해 공시번복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실적 부진과 유동성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회계·공시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사용자 환경·경험(UI·UX) 플랫폼 기업 투비소프트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2024 사업연도 감사의견 비적정과 관련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고 개선기간을 2026년 4월 10일까지 부여한 상태다. 회계와 공시, 감사 이슈가 곧바로 투자심리와 상장 유지 문제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금감원이 올해 사전 예고한 중점 회계이슈는 투자자 약정, 전환사채 발행·투자, 공급자 금융약정 공시, 종속기업·관계기업 투자주식 손상이다. 모두 자금조달 압박이나 재무구조 악화 국면에서 회계 왜곡 가능성이 커지는 영역으로 꼽힌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전환사채와 각종 투자계약이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자주 활용돼 온 만큼 관련 약정의 회계처리와 공시 적정성을 둘러싼 감독 강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감독 강도는 상장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금감원이 상장법인 등 170사와 회계법인 10곳을 대상으로 회계심사·감리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공인회계사회도 별도 운영계획을 통해 사업보고서 미제출 비상장회사 270사와 일반회계법인 45곳, 감사반 20곳에 대한 감리를 실시할 방침이다. 기업과 감사인을 동시에 겨냥한 회계위반 고위험군 점검이 본격화하는 셈이다.

대형 상장사에 대한 회계감독도 더 촘촘해진다. 금감원은 코스피200 기업의 심사·감리 주기를 현행 20년에서 10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미한 위반은 금감원장 경조치로 신속히 마무리하고, 경제적·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는 감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감사인에 대해서도 회계법인 규모와 품질관리수준 평가 결과, 감사투입시간 등을 반영해 감리대상을 정하고, 업무정지·경고·주의 등으로 제재 수단도 넓힌다.

이 같은 회계감리 강화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상장폐지 제도 개편과도 맞물린다. 금융위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이 38건으로 2023년 8건, 2024년 20건보다 늘었지만, 시장에 쌓인 부실기업 문제는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시장에는 1353개사가 새로 들어왔지만 퇴출된 기업은 415개사에 그쳤다. 시가총액은 8.6배 커졌지만 지수는 1.6배 오르는 데 머물렀다. 거래소의 퇴출 제도 손질에 금감원의 엄정 감리까지 더해지면서, 부실기업 정리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 드러난 사례들은 형태는 다르지만 모두 회계·공시·감사 리스크가 투자자 보호와 상장 유지 문제로 곧바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회계감리가 사후 제재가 아니라 자본시장 퇴출의 전 단계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장사들은 올해 사업보고서와 자금조달 공시를 예년보다 훨씬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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