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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와 유가 폭등, 日의 ‘중동 원유 3대 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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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4. 06. 11:13

日원유 94% 중동 의존… 페르시아만 우회루트 韓 직접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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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 속에서 일본 정부가 중동산 원유를 다른 경로로 수입하는 '우회 3루트'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급격히 좁혀진 수송 여건을 놓고,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산유국과 협력해 대체 수송로 확보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원유 수입은 2025년 기준 하루 약 236만 배럴로, 전체 수입량의 94%가 중동에서 공급된다. 이 중 UAE는 43.3%, 사우디는 39.4%를 차지할 만큼 중동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일본에 공급되는 중동산 원유 대부분은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동아시아로 운반된다. 그러나 현재 이란혁명수위대의 사실상 봉쇄로 해협 통과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에너지안보 차원에서 '3대 우회 루트'를 검토하고 있다. 알려진 루트는 △UAE 동부 푸자이라항을 이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경로, △사우디 서부 얀부항에서 출발해 홍해를 통과하는 경로, △페르시아만을 빠져나가지 않고 중동 국가 내부 송유관을 이용해 다른 해안으로 이동하는 경로 등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경로를 통해 2026년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수준의 중동산 원유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카사와 료쇼 경제산업상은 지난 3월 30일에 '중동 정세에 따른 중요 물자 안정 확보 담당상'으로 임명된 뒤, 사우디 에너지장관과 UAE 산업·첨단 기술장관 겸 국영석유회사 회장과 온라인 회담을 잇달아 가졌다.

회담 후 경산성 관계자는 "에너지의 안정 공급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고 설명하며, 원유 대체 조달 루트 확보와 함께 비축유 방출 등을 병행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다만 실제 선박 운항 경로는 해운업체가 결정하는 만큼, 일본 정부는 정책적·외교적 쪽에서의 지원을 맡는다는 입장이다.

◇日대응, 韓에너지 수급 중요 참고 사례

일본의 이번 움직임은 중동 원유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가진 한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참고 사례다. 한국도 전체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부분적으로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급과 운임, 보험료에 직접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사우디·UAE와의 자원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단순히 시장에서의 공급 확보를 넘어서 △국가간 안전 통행 협의, △대체 수송 경로 개방, △비축유와의 병행 활용 등 다층적 방어 태세를 구축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란은 일본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을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는 등, 일본을 상대로는 제한적 개방 신호를 주고 있다.

한국 역시 중동 의존도를 낮추거나, 홍해·지중해를 잇는 우회 경로에 대한 접근성을 사전에 확보해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이 추진하는 푸자이라·얀부·홍해 경로를 비롯해, 터키의 제이한항·이라크의 쿠르드 자치 지역 송유관 등 대체 수송 인프라에 대한 정보 수집과 협상 준비를 평시에 진행해 두면, 유사한 위기 상황에서 보다 유연한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위기를 계기로, '원유 수입 1원화' 구조를 분산시키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이는 중동에 대한 전반적 의존 구조를 단기간에 바꾸기 어렵더라도, 대체 루트와 비축유를 활용해 '충격 완화'를 목표로 하는 현실적 대응의 전형이기도 하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한국은 일본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에너지 수급 구조를 점검하고 대체 수입·운송·비축 전략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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