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사업자 거래 여부 등 쟁점
코인거래 시장 규제 가늠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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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신청 첫 심문에서 빗썸과 FIU는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위반 여부와 처분의 정당성을 두고 본격적인 공방을 벌였다. 집행정지는 본안 소송과 별도로, 영업정지로 인한 고객 이탈과 거래 위축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재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출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날 심문에서 빗썸은 제재 근거가 된 시행령 조항이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을 가능성이 있으며, 제재 수위 또한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FIU는 해당 처분이 정당한 제재이며, 빗썸 측이 주장하는 손해 규모는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빗썸 측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 가능성'과 그 규모에 대한 구체적 입증을, FIU 측에는 '공공복리 침해 우려' 및 '추가 위험 발생 가능성'에 대한 보충 설명을 각각 요청했다. 서면 제출 기한은 오는 29일까지이며, 법원은 이를 토대로 늦어도 오는 30일까지 집행정지 인용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인용 결정이 내려질 경우, 해당 영업정지 처분의 효력은 본안 판결 전까지 일시 정지된다. 이는 향후 유사 제재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FIU는 지난달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빗썸에 6개월 영업 일부 정지와 368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중징계를 확정했다. 이에 빗썸은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지난달 24일 임시로 집행정지를 인용해 이달 30일까지 제재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별 거래소 제재를 넘어,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규제 환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핵심 쟁점은 빗썸이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를 충분히 차단했는지, 내부통제 및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적절히 구축했는지, 그리고 위반 행위에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다. 결국 법원이 FIU의 제재가 재량 범위 내에서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혹은 기준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과도하게 내려진 처분이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앞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유사 사안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은 점도 주목된다. 당시 법원은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가 100만원 미만 소액 거래였고,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일정 수준의 차단 조치가 이뤄졌다는 점을 근거로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이 판결은 트래블룰 이행 과정에서의 실무적 한계와 규제 기준의 불명확성을 함께 고려한 결과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집행정지 심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집행정지 인용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거래소별 내부통제 수준과 미신고 사업자 차단 방식이 다른 만큼 결과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동일한 제재를 받은 코인원 역시 아직 행정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나, 빗썸 사건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별로 내부통제 수준과 대응 방식이 다른 만큼 판결 역시 일률적으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빗썸의 이번 사건 결과가 향후 업계 전반의 규제 기준 및 대응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