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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간판’ 단 미인가 국제학교…시정 안 하면 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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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4. 29. 15:42

교육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200여곳 법 조사·점검
대안교육기관 등록 유도, 미인가 학교는 위반사항 고지 후 조치
공교육 복귀 지원 병행…폐쇄명령 이행강제금 등 제도 개선 추진
국제학교이미지
교육부가 미인가 국제학교 등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점검에 나선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교육부가 인가나 등록 없이 '국제학교' 등 학교 명칭을 내걸고 학생을 모집해 온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을 대상으로 고발·수사의뢰 등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 대안교육기관 등록이 가능한 시설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되, 미인가 국제학교처럼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하면서도 시정하지 않는 시설은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조치한다.

교육부는 29일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현장점검 등을 벌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 200여곳을 대상으로 법 위반 여부를 조사·점검하고 있다. 교육부가 문제로 본 것은 인가·등록 없이 고액의 교육비를 받거나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교사를 채용한 시설, 사회적 통념을 벗어난 교육이나 부실 교육, 갑작스러운 폐업 등으로 학생·학부모 피해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시설이다.

집중 신고기간에 접수된 시설은 70여곳이다. 여기에 시도교육청이 기존에 인지하고 있던 시설, 대안교육기관 등록을 준비했지만 아직 등록하지 않은 시설,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된 미인가 국제학교 형태의 시설 등이 더해져 전체 조사·점검 대상이 200여곳으로 늘었다.

조사·점검 대상 전체가 초중등교육법 위반 시설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미 폐업한 시설이나 성인 대상 시설, 정상적인 학원 등이 포함돼 있을 수 있어 실제 운영 형태와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단계다.

교육부는 시설 유형에 따라 조치 방식을 나눠 적용한다. 미등록 대안교육시설 가운데 대안교육기관으로 등록할 수 있는 시설에는 등록 공고와 상담을 지원한다. 등록 심사 과정에서 요건이 미비하면 보완·개선을 요구하고, 등록 신청 의사가 없거나 등록 제한 사유를 해소할 계획이 없는 기관은 고발·수사의뢰할 방침이다.

미인가 국제학교 등 인가 없이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에는 초중등교육법 위반 사항을 고지한다. 학원으로 등록한 시설도 예외는 아니다. 학원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학교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해 사실상 학교처럼 운영하면 초중등교육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법 위반 사항을 두 차례 고지하고,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고발·수사의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학원으로 등록된 시설은 초중등교육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학원법상 위반 사항도 함께 지도·감독한다.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설립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집해 시설을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원 판례상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되는 시설은 폭넓게 판단된다"며 "교육을 위한 인적·물적 설비를 갖추고 학생을 모집해 계획적으로 정비된 교육과정을 가르치면 학교 설립인가 기준에 이르지 않더라도 초중등교육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 자격증 보유 여부나 외국 교육과정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학령기 학생을 대상으로 보편적 교육을 한다면 사실상 학교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인가 국제학교는 강남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외국인학교는 입학 요건이 까다롭고, 제주·인천 송도 등에 있는 인가 국제학교는 정원과 접근성에 한계가 있어 영어 몰입 교육이나 해외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 수요가 미인가 시설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이후 초등 저학년 동안 미인가 국제학교에서 영어 환경을 유지한 뒤 공교육으로 복귀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하지만 미인가 국제학교는 법적으로 정규 학교가 아니어서 국내 학력으로 곧바로 인정받기 어렵고, 학생생활기록부나 출결 등에서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학생 보호 장치도 제한적이다. 학교와 달리 교원 자격, 시설 안전, 생활지도, 폐원 시 학생 보호 기준 등이 정규 학교 수준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시설에서는 수천만원대 학비와 입학금·기부금 등 추가 비용, 갑작스러운 폐쇄와 환불 분쟁 등도 문제가 됐다.

교육부는 이번 조치로 시설이 자진 폐쇄하거나 학생·학부모가 미인가·미등록 시설임을 알고 이탈하는 경우에 대비해 공교육 복귀 지원도 병행한다. 공교육 복귀를 희망하면 일반 초중고와 대안학교, 대안교육기관 등 취학 가능한 기관과 절차를 시도교육청이 안내한다.

일반 초중고로 복귀할 때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시도교육청별 지침에 따라 학생 수준에 맞는 학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반드시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아니며, 이수 인정 평가 등을 거쳐 나이와 학업 수준에 맞는 학년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현재 미인가 학교에 폐쇄명령을 내릴 수는 있지만,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폐쇄명령 위반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방안과 초중등교육법 위반 사항 공표제도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불법 시설 신고센터 설치·운영, 주기적 점검·관리 계획 수립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장홍재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시도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법률의 사각지대에 있던 미인가·미등록 교육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추진하겠다"며 "학생·학부모께서도 교육청을 통해 교육기관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고, 학력 인정 등 공교육 복귀 방법에 대해 조속히 교육청으로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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