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는 과도기"…전환 지연 시 회복 어려워
전동화는 '선택' 아닌 '생존 조건'…"속도 늦으면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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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혼다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판매를 유지해왔지만, 순수 전기차(BEV) 라인업 부재로 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결과적으로 판매 부진에 내몰렸던 혼다코리아가 지난 23일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하면서 전기차 라인업 부재 속 경쟁력 한계를 드러냈다. 혼다코리아는 2003년 한국에서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지 23년 만에 시장을 완전히 떠나게 됐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술의 혼다'라고 토요타가 가장 두려워하던 기업이였는데, 전동화 기술이 뒤처지고,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내놓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면서 "혼다 뿐만 아닌 일본 완성차 업체들 대부분이 한 발 앞서가는 기술 혁신과 전동화 시대를 준비하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서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닛산은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당시에는 외부 환경 요인도 거론됐지만, 전동화 대응 지연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두 브랜드 모두 일본차 특성상 하이브리드 기술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전기차 전환 속도에서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뒤처지며 시장 재편 과정에서 밀려났다는 평가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사실상 전기차 중심 경쟁 체제로 전환됐다. 테슬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BYD는 가격 경쟁력과 수직계열화를 기반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전기차를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배터리, 소프트웨어, 충전 생태계까지 통합한 '플랫폼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내연기관 기반 구조를 유지한 채 점진적 전환을 선택한 업체들은 기술·가격·생산 효율 전반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의 한계를 지적한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기술로, 장기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주요 시장에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 가격 경쟁력과 성능, 유지비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만으로는 전기차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며 "BEV 전환 시점을 놓치면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동화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들은 이미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전동화 속도가 빠른 중국 등 일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으며, 마쓰다 역시 전기차 투자 지연으로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과거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가 전동화 대응 한계로 스텔란티스와 합병한 사례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5~10년이 완성차 업체의 생존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혼다코리아 사례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의 단면이다.
이미 글로벌 시장은 '전기차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를 넘어 '전기차 중심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했느냐'로 평가 기준이 바뀌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전동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라며 "전환 속도를 놓친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