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노동절 맞아 서울 도심서 대규모 집회…“모두의 노동절, 이제는 원청교섭 쟁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501010000040

글자크기

닫기

이하은 기자 | 김태훈 기자

승인 : 2026. 05. 01. 22:09

63년만 ‘노동절’ 명칭 복귀에 법정공휴일 지정
양대노총, 서울서 대규모 노동절대회
노동계 “노동절 되찾아…노동차별 철폐 시작점 돼야”
KakaoTalk_20260501_184940273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하은 기자
5·1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노동단체들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에서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노동단체들은 이번 노동절이 '모든 노동자의 노동절'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며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낸 올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2·3조)의 취지를 살려 하청노동자들의 원청교섭까지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노동절에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조합원들이 노동입법 이행 촉구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노총 여의도·민주노총 광화문 집회…"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63년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고 명칭이 복원된 노동절 당일, 노동단체들의 집회가 진행된 서울 도심은 노동절을 기념하러 나온 노동자들로 곳곳이 북적였다.

이날 한국노총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3만 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은 이번 노동절을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기본권 강화와 차별 철폐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를 위한 투쟁, 노동시간 단축·산업안전 강화·산재예방 대책 마련을 위한 투쟁, 65세 정년연장 법제화뫄 주 4.5일제 도입,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연대·단결 등을 결의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이 되었음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일터에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쉬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넓히고 비정규직,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제도 밖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돼야 한다"며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이 배제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서 '2026 세계노동절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회에서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7월 총파업을 성사, 원청교섭 쟁취 등을 결의했다.

본대회에 앞선 사전대회에는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들이 참여해 종로와 을지로, 율곡로 등에서 건설산업연맹,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언론노조, 금속노조 등이 행사를 진행했다.

KakaoTalk_20260501_190726411
1일 서울 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깃발 입장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하은·김태훈 기자
◇민주노총 "노동자 처지 근본적 변화 없어…입법으로 노동기본권 강화"

이날 민주노총 주최 세계노동절대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일대는 주최 측 추산 1만 여 명이 대회에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과 산별노조들의 깃발 입장식으로 대회가 시작됐다.

이날 대회장은 노동권 확대를 외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우리 사회가 '모두의 노동절'을 되찾은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변화를 걸음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과 하청노동자들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해 노동기본권에서 소외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노동절이 명실상부한 노동자의 날이 되고 국가공휴일로 지정됐지만 노동자의 사회적·경제적 처지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며 "1000만명이 넘는 기간제, 특수고용·플랫폼, 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헌법의 노동3권과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의 권리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정부와 국회를 향해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전면 개정해 2500만 노동자가 평등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정부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 7월 총파업 성사와 원청교섭 쟁취,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정 인정,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 철폐, 초기업교섭 제도화를 위한 투쟁 등을 결의했다.

KakaoTalk_20260501_190354438
1일 서울 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연단에 선 발언자들 역시 이에 힘을 보태는 목소리를 냈다.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산하 화물연대 노조원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며 "안전운임제 확대, 원청교섭 쟁취로 노동자를 살려내자"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원청과의 단체교섭을 넘어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정교섭을 열자"면서 "단체협약서에, 노동법에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새기자"고 제안했다.

김영운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공무원으로서 노동절에 처음으로 쉬어본다. 이제야 진짜 노동자가 된 기분이 들지만, 이 휴무 뒤에는 여전히 현장을 지키는 수많은 공무원들이 있다"면서 "모든 공무원들의 완전한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길에 함께해 달라. 우리가 노동자로서 권리를 제대로 인정받고 일할 수 있을 때 대한민국 모든 일터의 노동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동절 휴무는 시작일 뿐"이라며 "우리가 노동절 명칭을 되찾고 휴무를 쟁취했듯이 모든 노동자가 노동자로 인정받고 살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 현장의 참석자들도 같은 결의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한 정원현(59)씨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똑같은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 모든 일하는 노동자들이 보장받아야 할 권리"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올해는 노동절 명칭을 되찾은 의미있는 해"라며 "이 기세를 몰아서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라 원청교섭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kaoTalk_20260501_190430782
1일 서울 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63년 만에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이지만, 오늘도 노동 현장에서 온전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이주·비정규직·작은사업장 노동자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진정으로 모두의 노동절을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의 투쟁은 더욱 강하고 단단하게 지속돼야 한다"면서 "노동조합이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방패가, 권리 밖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튼튼한 울타리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원청이 교섭에 나오라 요구하나, 원청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7월 총파업 투쟁으로 원청교섭을 쟁취하자. 원청교섭의 원년을 만들어 내고, 업종별·산업별 초기업 교섭의 돌파구를 열어 모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예정됐던 1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에 걸친 대회를 마무리하며 '열사정신 계승', '원청교섭 쟁취', '다시 찾은 노동절'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무대 앞으로 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어 대회 장소에서 출발해 종각역, 을지로입구역, 한국은행, 시청역 광장을 거쳐 다시 대회 장소로 돌아오는 2.6Km 구간 행진에 나섰다.

KakaoTalk_20260501_184939091
1일 서울 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상징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하은 기자
◇63년만 법정공휴일 '노동절'…"모든 노동자의 기념일"

올해 노동절은 '근로자의 날'이 63년 만에 '노동절'로 명칭이 바뀌고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노동계의 각별한 환영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절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63년 4월 시행된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로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이 됐는데, 당시에는 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지정했다.

이는 이승만 정부가 1958년 노동절을 대한노동조합총연맹(대한노총)의 결성일인 3월 10일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1886년 5월 1일 미국에서 노동자들이 총파업 도중 경찰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기념되는 '메이데이(May Day)'의 사회주의 색채를 배제하고자 한 의도였다.

공산권 국가에서 자주 사용하는 '노동'이라는 단어에 사회주의적 색채가 있다고 본 시각에 따라 명칭도 '근로자의 날'로 정해졌다. 그러나 노동계는 '근로자의 날'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절'이 공무원이나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 프리랜서 등 보다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지런히 일한다'는 의미를 담은 '근로'가 수동적인 표현인 반면 '노동'은 인간의 활동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주체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었다.

노동계의 끈질긴 투쟁으로 노동절 날짜는 1994년 김영삼 정부 시절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바뀌었으나, 명칭은 '근로자의 날'로 유지됐다. '노동절' 명칭이 회복된 것은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정부가 노동절 명칭 복원 의사를 드러내면서다. 지난해 10월 '노동절 제정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되면서 '근로자의 날'은 올해부터 '노동절'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어 지난달 31일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노동절은 법정 공휴일로 거듭났다.

KakaoTalk_20260501_185915439
1일 서울 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2026 세계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태훈 기자
특히 올해 노동절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정부 주관 노동절 기념 행사에 사상 최초로 양대 노총이 모두 참석하며 의미를 더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일찌감치 참석을 결정했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전날 오후 참석을 결정했다. 최근 CU진주물류센터에서 벌어진 산하 화물연대 노조원 사망 사건으로 인한 투쟁이 CU 물류 자회사 BGF리테일과 화물연대의 단체교섭 성사로 일단락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 위원장이 정부 주관 노동절 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이하은 기자
김태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